- 0
- CoinNess
- 20.11.02
- 3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나는 비빔 인간입니다."
바야흐로 '비빔 시대'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준우승한 한국계 미국인 셰프 에드워드 리(52·Edward Lee)는 '인생 음식 미션'에서 혼란스러운 자신의 정체성이 그대로 녹아든 '참치 비빔밥'을 선보였다.
에드워드 리는 밥에 각종 재료를 넣어 주먹밥처럼 만든 뒤 그걸 기름에 튀겼다. 생참치로 표면을 또 감쌌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인 '요식업 대부' 백종원은 "이거 포크로 먹어야 돼? 숟가락으로 먹어야 돼? 정체성이네. 얼마나 혼돈하셨을까 이해가 돼요, 진짜로"라고 반응했다. 이 비빔밥은 숟가락이 아닌 칼로 썰은 뒤에 먹어야 한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가 내 안에 있다"고 했다.
리더 김반장이 이끄는 국내 레게 솔 선구자 밴드 '윈디시티(Windy City)'도 음악계에서 내로라하는 '비빔 밴드'다.
'싱크 어바웃 유'(Think about' chu)라는 불멸의 곡을 남긴 펑크 솔 밴드 '아소토 유니온' 이후 김반장이 결성한 이 팀은 2005년 1집 '러브 레코드'로 데뷔했다. 국내 솔 펑크, 레게의 선두주자로 통한다. '잔치레게', '모십니다' 등을 블렀다.
특히 1970년대 미국 펑크(funk), 1980년 전후 한국의 그룹사운드, 라틴 부갈루(Latin Boogaloo)(쿠바 리듬 등에 R&B·솔(soul) 등을 혼합한 장르), 레게, 아프로비트 등을 비벼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들려줬다. 최근 발매한 신곡 '깍뚜기 파김치'는 토속적인 레게 사운드를 표방했다.
윈디시티가 내년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오는 1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에서 펼치는 단독 콘서트 '윈디시티와 친구들'은 이들의 다양한 음악을 한껏 펼쳐 놓는 진수성찬이다. 신바람 이박사, 힙합대부 타이거 JK, 펑크 밴드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 등 다양한 장르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대거 게스트로 참여한다.
윈디시티는 지난해 5월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하며 진용을 다시 짰다. 드럼을 맡은 김반장을 중심으로 강택현(퍼커션), 이준호(베이스), 신한태(기타), 타잔로카(디져리두)로 구성했다.
아시아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최근 몽골 최대 축제인 플레이타임 페스티벌과 일본의 대표 민속 축제인 '솔 비트 아시아(Soul Beat Asia)'에서 공연했다. 일본 도쿄와 나고야에서 진행한 현지 투어도 호응을 얻었다. 일본 음반사 볼텍스(Voltex)와 신작 음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일본 활동에 돌입한다. 월드뮤직 레이블 마이크로 액션(Micro Action)과 협력해 한일 양국이 함께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기획한다.
다음은 윈디시티 레이블 동양표준음향사를 통해 김반장과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지난해 재결성해 같은 해 말 6년9개월 만에 신곡을 내셨습니다. 이후 활동에서 어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셨나요?
"네. 5년 전 영국 '온 유 사운드(on u sound)'의 애드리안 셔우드(adrian sherwood) 선생님과 같이 작업한 '시장에 가자' 미발표곡을 발매한 것도 있었고요. 현 멤버들과 다시 편곡한 '시장에 가자'의 라이브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새 편곡이 아주 근사하고 마음에 듭니다. 라이브 때 관객들이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아요. 아마도 아프로비트의 리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 멋진비트를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파김치깍두기(feel Irie)'라는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2005년이면 데뷔 20주년입니다. 20주년을 앞두고 여는 콘서트 콘셉트를 '윈디시티와 친구들'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게스트들의 면면이 화려한데, 이들과 협업무대 순서도 당연히 있는 거죠? 어떤 무대를 준비 중이신가요?
"네. 윈디시티 활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고 같이 합동공연도 많이 했는데 그중에 가장 '찐한 시간'을 보내고 관계가 깊은 뮤지션들을 이번 기념 공연에 다시 초대했습니다. 그간의 역사를 함께 보신 관객들은 게스트 뮤지션과 윈디시티와 이어지는 흐름을 아실 거라 생각돼요. 그리고 물론 게스트 뮤지션들을 혼자 두지 않습니다. 함께 한판 놉니다. 멋진 무대가 될 거예요. 다들 코어가 확실한 게스트들이라 로킹(Rocking) 할 겁니다."
-윈디시티는 국내 진보적인 음악, 다양성의 음악, 세련된 음악 관련 화두였습니다. 이 팀의 걸어온 초창기 행보를 스스로 되짚어주신다면요.
"아소토 유니온의 후신으로 출발한 밴드였어요. 아소토유니온 첫 앨범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히든 트랙이 레게 였습니다. '다음은 레게로 갑니다'라는 신호같은 거였죠. 윈디시티는 아소토유니온의 그 결을 이어가는 동시에 라틴 부갈루와 훵(funk)을 뒤섞었어요. 당시 소속 레이블의 사장님도 음악적 표현과 실험적 사운드를 지지해줬기 때문에, 정말 마음대로 해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있다. 하지만 '리듬의 뿌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당시 멤버들과 함께 즐겨 듣던 댄서블하고 전통의 미덕이 있는 루츠(Roots) 뮤직을 양푼이에 넣고 과감하게 비벼버렸습니다. 당시 레게는 연주 자체도 생소하고 연주할 줄 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제가 아소토 유니온 이전에 몸담고 있던 홍대 최초 레게밴드 '버스라이더스(bus risers)' 멤버버들과 윈디시티에서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우리는 레게를 레게 답게 연주할 수 있었고 좋은 레게음악을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레게는 김흥국 씨의 '레게파티'나 김건모 씨의 '핑계' 같은 걸로 이해가 됐어요. 그다지 진지한 음악으로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죠. 하지만 레게에서 진짜 헤비한 록을 봤어요. 블랙 우후루(Black uhuru)라든지 버닝 스피어(burning spear)와 애스와드(aswad)의 초기작들, 슬라이 앤드 로비(Sly and robbie), 피터 토시(peter tosh)의 음악을 지하작업실에서 밤새 들으면서 이런 게 진짜 록이라고 떠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레게는 윈디시티의 근간이 됐습니다."
-신곡 '깍뚜기 파김치'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토속적인 레게 사운드를 표방하셨는데, 이 사운드는 어떻게 정의내리시고 계신지요.
"모리셔스 섬의 카야(kaya)라는 아티스트가 고향섬의 전통리듬과 레게를 섞어 만든 음악이 삼박레게 세게(seggae)예요. 우리도 세게를 우리 나름대로 연주해보기로 한 것이죠. 그러다가 기타의 한태가 리딤에 멜로디를 얹었는데 아주 근사하게 들렸어요. '할머니집 파김치~'라고 불렀는데 거기에 어릴 적 정말 맛있게 먹던 깍뚜기의 기억을 이어 올린 거죠. 이 삼박 레게의 구수한 느낌이 좋아요. 유구한 전통이 있는 곳에는 비슷한 삼박의 장단이 있는 거 같아요. 레게를 지나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는 세게를 연주하는 레게팀들이 늘고 있어요. 세게를 나름대로 체득하고 응용한 윈디시티의 음악이 파김치깍두기입니다. 일본의 오랜친구 투샨티(2shanti)의 과감한 덥 믹스(Dub mix)의 사운드도 매우 좋아요. 추천 합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윈디시티는 '러브 슈프림'에서 1970년대 미국 펑크(funk)의 존중심을 표한 동시에 레게 그리고 1980년 전후 한국의 그룹사운드 등 다양한 사운드를 아울렀습니다. 이제 본인들만의 색깔을 찾고 그 방향성으로 나아간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여전히 고유의 색을 찾고 계신지요?
"이전에는 레게와 훵이 중심이었다면 2013년의 '모십니다' EP 이후부터는 좀 더 토속적인 레게와 아프로비트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윈디시티는 초창기 때부터 모토가 체화해서 응용하자였어요. 레게적인 문법과 아프로비트적인 어프로치가 있지만 윈디시티화(化) 돼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토양과 음식 서민문화가 우리음악들에 당연히 녹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토양의 음악들과는 달리 그 관계성이 독특하게 표현되지 않을 수 없겠죠."
-윈디시티가 들려주는 음악은 그런데 특정 장르라기보다, 태도 같아요. 혹시 멤버들이 음악을 대하는 공통적인 혹은 최우선적인 태도나 가치가 있나요?
"남의 스타일을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가짜에서 벗어나 나 자신이 되자. 그리고 생긴 그대로의 우리의 이야기를 담자. 길거리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가급적 백스테이지는 정리하고 나오자, 입니다."
-지난해부터 확정된 새로운 멤버 체제의 시너지는 어떤가요? 김반장 씨 외에 멤버들의 구체적인 합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재작년 녹색당 국제전당대회에 메인 무대를 맡게 됐는데 기획자의 요청이 윈디시티의 곡들을 해달라는 거였어요. 그때를 기점으로 윈디시티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퍼커션의 강택현 군과 더불어 신한태와 레게 소울의 한태 군이 기타를 맡고 디저리두의 타잔로카, 베이스의 준호, 키보드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이종민 이렇게 팀원이 됐습니다. 그때 공연의 반응이 좋았어요. 윈디시티가 재결성됐다는 얘기로 회자 되기도 했고요. 그 공연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윈디시티를 다시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그걸 계기로 다시 팀을 꾸렸습니다. 이후 이종민 군이 영화음악 일로 바빠져 빠지게 되고, 신한태와 레게소울의 키보드를 맡고 있던 박현식 군이 합류하면서 지금의 라인업이 됐습니다."
-김반장 씨는 한 때 방송 출연도 활발히 하셨는데 이후엔 음악에만 더 집중하는 모습이십니다. 최근 음악 외 홍보 활동이 음악을 알리는 데 중요한 방편이 되기도 하는데 윈디시티의 좋은 음악을 더 알리기 위한 통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따르실 거 같습니다.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방송과 예능에 출연해서 음악을 알리기란 저의 경우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습니다. 방송과 예능은 그 자리가 확실해서, 얼굴은 알리고 연예인으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어도 예술적인 측면 음악적인 측면으로 다수와 소통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음악이 대중가요하고도 거리가 멀다보니 사람들이 저의 얼굴은 알지언정 음악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느낌이 다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팝(pop)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방송 출연의 이펙트는 오히려 대중성에 좀 더 가까이 서보지 않겠냐는 새로운 진로의 제시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방송 출연 이후 여러 다양한 무대에 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만, 한데 저의 경우 음악이 중심이다 보니 방송에 비중을 너무 쏟는 것은 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위 말하는 대중성에 편승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방송 활동은 큰 의미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방송을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고 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 세분화 된 신(scene)의 토대가 아직은 확연히 없다 보니 신을 만들면서 가야겠다란 생각을 가지고 충실한 시간 속에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홍보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과 교류가 활발하십니다. 일본은 대표적인 음악 다양성의 국가인데 그런 점이 시너지를 내서 그런가요. '솔 비트 아시아' 후기도 들려주세요. 현지 활동 계획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네 일본의 순회공연을 자주 갖고 싶다는 생각이고 앞으로의 투어 및 교류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솔 비트 아시아의 일본투어에서 일본의 또 다른 내밀한 문화력을 목도 했습니다. 특히 도요타에서 열린 '다리 밑 세계음악축제'(橋の下世界音楽祭 2024)(soul beat asia)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의 문화는 적어도 엘리트주의의 획일성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개개인의 창발성(創發性)이 발휘되는 '커스텀 문화'의 다양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어 더 이상 음악에 있어서도 서구 장르를 수입하는 입장이 아닌 되려 영향을 주고 있는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수준급의 밴드들과 다양한 사운드의 아티스트가 공존하고 그 사이로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재미를 알아버린 듯한 활발한 창의성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에서 전파하는 대중문화가 아니라 대중 스스로 만들어가는 다양한 대중문화의 모습을 볼 때 문화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민주화를 이룬 거 같습니다. 어린아이들의 교육 측면에서도 예술적 가치와 전통문화, 자연의 교감이라는 방향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그런 기운과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축제 때 가장 즐거운 이들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처럼 놀았습니다. 출연한 많은 밴드들의 밀도 높은 예술적 기능적 공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교감하며 이어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몽골에서도 공연하셨습니다. 최근 K팝, J팝 외에 아시아 각 지역의 팝이 부상 중이고 여전히 강세인 영미권 팝에 맞선 아시안팝의 연대가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윈디시티도 이런 흐름을 느끼셨나요? 만약 느끼셨다면 아시안 팝의 연대가 왜 중요한지 그 부분에 대해 혹시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동아시아의 평화와 연대'는 해외투어 특히 아시아 지역을 갈 때 윈디시티의 화두이자 테마입니다. 이번 일본투어를 마련해 준 솔 비트 아시아 또한 동아시아 평화와 연대라는 철학을 가지고 한국과의 문화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전세계적으로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평화에 대한 이슈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고 음악을 하는, 특히 레게 루츠(Roots)를 하는 입장에서는 평화와 연대를 호소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시점입니다. 아시아 투어란 우리에게 서구 중심의 시각으로 우리 자신과 동아시아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침략주의 시절을 지나면서 흐트러진 동아시아의 질서가 아직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지금 세계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좁아지고 있는 때에, 아시아인이 아시아인을 더 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이 다른 아시아 문화를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문화야 말로 그 길을 터줄 수 있는 동시에, 선입견을 깨버릴 수 있는 훌륭한 위폰(weapon)이 아닌가 싶습니다. 몽골은 몽골다움이 있고 한국은 한국다움, 일본은 일본다움, 중국은 중국다움이 있습니다. 겉은 다르지만 그 속의 공통적인 느낌이 전해올 때면 아시아의 바이브야 말로 이미 서로 연결돼 있고 호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가까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거 같다는 생각과 더불어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수 있는 것이 많음을 알게 될 때 그 호감을 통해 우리는 더이상 서로를 배척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런 아시아 지역이 평화의 교류로 이어진다면 전 세계의 귀감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명분과 이윤보다는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우선으로 치는 우리처럼 음악을 좋아하고 문화의 확장력을 꾀하는 젊은이들의 활발한 민간교류는 동아시아평화의 큰 교두보가 돼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의 가능성 중심에는 한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류 열풍과 더불어 온갖 장애를 딛고 시도하는 한반도의 민간교류의 확대와 더 나아가서는 한반도 통일이야 말로 아시아의 평화는 물론 세계 펑화의 모범이자, 기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가까운 옆나라 친구들의 문화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고 나누려는 시도와 더불어 그 시야가 남한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한국,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의 일원이라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그런 시야를 함께 나누고 견인 하고자, 몽골의 레게 신, 일본의 마츠리(축제) 신과 더불어 윈디시티는 활발한 문화교류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 방향성은 동아시아의 전통적 가치를 되살리는 평화에 있습니다. 윈디시티가 영향을 받은 루츠(Roots) 음악은 이제 갈등을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 넘어가기를 추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앨범을 내실 차례인 거 같습니다. 혹시 작업 중인 앨범이 있다면, 그 방향성에 대해 귀띔을 해주신다면요.
"새로운 멤버들의 다양한 면들이 담길 것 같습니다. 레게와 아프로비트라는 저항과 환희의 리듬들, 자유와 기쁨을 항한 메시지들이 우리들 속에서 어떻게 비벼지고 구현될지 얼마나 재밌고 흥미로운 앨범이 나올지 두고 볼 일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바야흐로 '비빔 시대'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준우승한 한국계 미국인 셰프 에드워드 리(52·Edward Lee)는 '인생 음식 미션'에서 혼란스러운 자신의 정체성이 그대로 녹아든 '참치 비빔밥'을 선보였다.
에드워드 리는 밥에 각종 재료를 넣어 주먹밥처럼 만든 뒤 그걸 기름에 튀겼다. 생참치로 표면을 또 감쌌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인 '요식업 대부' 백종원은 "이거 포크로 먹어야 돼? 숟가락으로 먹어야 돼? 정체성이네. 얼마나 혼돈하셨을까 이해가 돼요, 진짜로"라고 반응했다. 이 비빔밥은 숟가락이 아닌 칼로 썰은 뒤에 먹어야 한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가 내 안에 있다"고 했다.
리더 김반장이 이끄는 국내 레게 솔 선구자 밴드 '윈디시티(Windy City)'도 음악계에서 내로라하는 '비빔 밴드'다.
'싱크 어바웃 유'(Think about' chu)라는 불멸의 곡을 남긴 펑크 솔 밴드 '아소토 유니온' 이후 김반장이 결성한 이 팀은 2005년 1집 '러브 레코드'로 데뷔했다. 국내 솔 펑크, 레게의 선두주자로 통한다. '잔치레게', '모십니다' 등을 블렀다.
특히 1970년대 미국 펑크(funk), 1980년 전후 한국의 그룹사운드, 라틴 부갈루(Latin Boogaloo)(쿠바 리듬 등에 R&B·솔(soul) 등을 혼합한 장르), 레게, 아프로비트 등을 비벼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들려줬다. 최근 발매한 신곡 '깍뚜기 파김치'는 토속적인 레게 사운드를 표방했다.
윈디시티가 내년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오는 1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에서 펼치는 단독 콘서트 '윈디시티와 친구들'은 이들의 다양한 음악을 한껏 펼쳐 놓는 진수성찬이다. 신바람 이박사, 힙합대부 타이거 JK, 펑크 밴드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 등 다양한 장르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대거 게스트로 참여한다.
윈디시티는 지난해 5월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하며 진용을 다시 짰다. 드럼을 맡은 김반장을 중심으로 강택현(퍼커션), 이준호(베이스), 신한태(기타), 타잔로카(디져리두)로 구성했다.
아시아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최근 몽골 최대 축제인 플레이타임 페스티벌과 일본의 대표 민속 축제인 '솔 비트 아시아(Soul Beat Asia)'에서 공연했다. 일본 도쿄와 나고야에서 진행한 현지 투어도 호응을 얻었다. 일본 음반사 볼텍스(Voltex)와 신작 음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일본 활동에 돌입한다. 월드뮤직 레이블 마이크로 액션(Micro Action)과 협력해 한일 양국이 함께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기획한다.
다음은 윈디시티 레이블 동양표준음향사를 통해 김반장과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지난해 재결성해 같은 해 말 6년9개월 만에 신곡을 내셨습니다. 이후 활동에서 어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셨나요?
"네. 5년 전 영국 '온 유 사운드(on u sound)'의 애드리안 셔우드(adrian sherwood) 선생님과 같이 작업한 '시장에 가자' 미발표곡을 발매한 것도 있었고요. 현 멤버들과 다시 편곡한 '시장에 가자'의 라이브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새 편곡이 아주 근사하고 마음에 듭니다. 라이브 때 관객들이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아요. 아마도 아프로비트의 리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 멋진비트를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파김치깍두기(feel Irie)'라는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2005년이면 데뷔 20주년입니다. 20주년을 앞두고 여는 콘서트 콘셉트를 '윈디시티와 친구들'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게스트들의 면면이 화려한데, 이들과 협업무대 순서도 당연히 있는 거죠? 어떤 무대를 준비 중이신가요?
"네. 윈디시티 활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고 같이 합동공연도 많이 했는데 그중에 가장 '찐한 시간'을 보내고 관계가 깊은 뮤지션들을 이번 기념 공연에 다시 초대했습니다. 그간의 역사를 함께 보신 관객들은 게스트 뮤지션과 윈디시티와 이어지는 흐름을 아실 거라 생각돼요. 그리고 물론 게스트 뮤지션들을 혼자 두지 않습니다. 함께 한판 놉니다. 멋진 무대가 될 거예요. 다들 코어가 확실한 게스트들이라 로킹(Rocking) 할 겁니다."
-윈디시티는 국내 진보적인 음악, 다양성의 음악, 세련된 음악 관련 화두였습니다. 이 팀의 걸어온 초창기 행보를 스스로 되짚어주신다면요.
"아소토 유니온의 후신으로 출발한 밴드였어요. 아소토유니온 첫 앨범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히든 트랙이 레게 였습니다. '다음은 레게로 갑니다'라는 신호같은 거였죠. 윈디시티는 아소토유니온의 그 결을 이어가는 동시에 라틴 부갈루와 훵(funk)을 뒤섞었어요. 당시 소속 레이블의 사장님도 음악적 표현과 실험적 사운드를 지지해줬기 때문에, 정말 마음대로 해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있다. 하지만 '리듬의 뿌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당시 멤버들과 함께 즐겨 듣던 댄서블하고 전통의 미덕이 있는 루츠(Roots) 뮤직을 양푼이에 넣고 과감하게 비벼버렸습니다. 당시 레게는 연주 자체도 생소하고 연주할 줄 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제가 아소토 유니온 이전에 몸담고 있던 홍대 최초 레게밴드 '버스라이더스(bus risers)' 멤버버들과 윈디시티에서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우리는 레게를 레게 답게 연주할 수 있었고 좋은 레게음악을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레게는 김흥국 씨의 '레게파티'나 김건모 씨의 '핑계' 같은 걸로 이해가 됐어요. 그다지 진지한 음악으로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죠. 하지만 레게에서 진짜 헤비한 록을 봤어요. 블랙 우후루(Black uhuru)라든지 버닝 스피어(burning spear)와 애스와드(aswad)의 초기작들, 슬라이 앤드 로비(Sly and robbie), 피터 토시(peter tosh)의 음악을 지하작업실에서 밤새 들으면서 이런 게 진짜 록이라고 떠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레게는 윈디시티의 근간이 됐습니다."
-신곡 '깍뚜기 파김치'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토속적인 레게 사운드를 표방하셨는데, 이 사운드는 어떻게 정의내리시고 계신지요.
"모리셔스 섬의 카야(kaya)라는 아티스트가 고향섬의 전통리듬과 레게를 섞어 만든 음악이 삼박레게 세게(seggae)예요. 우리도 세게를 우리 나름대로 연주해보기로 한 것이죠. 그러다가 기타의 한태가 리딤에 멜로디를 얹었는데 아주 근사하게 들렸어요. '할머니집 파김치~'라고 불렀는데 거기에 어릴 적 정말 맛있게 먹던 깍뚜기의 기억을 이어 올린 거죠. 이 삼박 레게의 구수한 느낌이 좋아요. 유구한 전통이 있는 곳에는 비슷한 삼박의 장단이 있는 거 같아요. 레게를 지나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는 세게를 연주하는 레게팀들이 늘고 있어요. 세게를 나름대로 체득하고 응용한 윈디시티의 음악이 파김치깍두기입니다. 일본의 오랜친구 투샨티(2shanti)의 과감한 덥 믹스(Dub mix)의 사운드도 매우 좋아요. 추천 합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윈디시티는 '러브 슈프림'에서 1970년대 미국 펑크(funk)의 존중심을 표한 동시에 레게 그리고 1980년 전후 한국의 그룹사운드 등 다양한 사운드를 아울렀습니다. 이제 본인들만의 색깔을 찾고 그 방향성으로 나아간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여전히 고유의 색을 찾고 계신지요?
"이전에는 레게와 훵이 중심이었다면 2013년의 '모십니다' EP 이후부터는 좀 더 토속적인 레게와 아프로비트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윈디시티는 초창기 때부터 모토가 체화해서 응용하자였어요. 레게적인 문법과 아프로비트적인 어프로치가 있지만 윈디시티화(化) 돼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토양과 음식 서민문화가 우리음악들에 당연히 녹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토양의 음악들과는 달리 그 관계성이 독특하게 표현되지 않을 수 없겠죠."
-윈디시티가 들려주는 음악은 그런데 특정 장르라기보다, 태도 같아요. 혹시 멤버들이 음악을 대하는 공통적인 혹은 최우선적인 태도나 가치가 있나요?
"남의 스타일을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가짜에서 벗어나 나 자신이 되자. 그리고 생긴 그대로의 우리의 이야기를 담자. 길거리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가급적 백스테이지는 정리하고 나오자, 입니다."
-지난해부터 확정된 새로운 멤버 체제의 시너지는 어떤가요? 김반장 씨 외에 멤버들의 구체적인 합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재작년 녹색당 국제전당대회에 메인 무대를 맡게 됐는데 기획자의 요청이 윈디시티의 곡들을 해달라는 거였어요. 그때를 기점으로 윈디시티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퍼커션의 강택현 군과 더불어 신한태와 레게 소울의 한태 군이 기타를 맡고 디저리두의 타잔로카, 베이스의 준호, 키보드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이종민 이렇게 팀원이 됐습니다. 그때 공연의 반응이 좋았어요. 윈디시티가 재결성됐다는 얘기로 회자 되기도 했고요. 그 공연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윈디시티를 다시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그걸 계기로 다시 팀을 꾸렸습니다. 이후 이종민 군이 영화음악 일로 바빠져 빠지게 되고, 신한태와 레게소울의 키보드를 맡고 있던 박현식 군이 합류하면서 지금의 라인업이 됐습니다."
-김반장 씨는 한 때 방송 출연도 활발히 하셨는데 이후엔 음악에만 더 집중하는 모습이십니다. 최근 음악 외 홍보 활동이 음악을 알리는 데 중요한 방편이 되기도 하는데 윈디시티의 좋은 음악을 더 알리기 위한 통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따르실 거 같습니다.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방송과 예능에 출연해서 음악을 알리기란 저의 경우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습니다. 방송과 예능은 그 자리가 확실해서, 얼굴은 알리고 연예인으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어도 예술적인 측면 음악적인 측면으로 다수와 소통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음악이 대중가요하고도 거리가 멀다보니 사람들이 저의 얼굴은 알지언정 음악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느낌이 다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팝(pop)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방송 출연의 이펙트는 오히려 대중성에 좀 더 가까이 서보지 않겠냐는 새로운 진로의 제시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방송 출연 이후 여러 다양한 무대에 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만, 한데 저의 경우 음악이 중심이다 보니 방송에 비중을 너무 쏟는 것은 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위 말하는 대중성에 편승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방송 활동은 큰 의미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방송을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고 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 세분화 된 신(scene)의 토대가 아직은 확연히 없다 보니 신을 만들면서 가야겠다란 생각을 가지고 충실한 시간 속에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홍보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과 교류가 활발하십니다. 일본은 대표적인 음악 다양성의 국가인데 그런 점이 시너지를 내서 그런가요. '솔 비트 아시아' 후기도 들려주세요. 현지 활동 계획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네 일본의 순회공연을 자주 갖고 싶다는 생각이고 앞으로의 투어 및 교류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솔 비트 아시아의 일본투어에서 일본의 또 다른 내밀한 문화력을 목도 했습니다. 특히 도요타에서 열린 '다리 밑 세계음악축제'(橋の下世界音楽祭 2024)(soul beat asia)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의 문화는 적어도 엘리트주의의 획일성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개개인의 창발성(創發性)이 발휘되는 '커스텀 문화'의 다양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어 더 이상 음악에 있어서도 서구 장르를 수입하는 입장이 아닌 되려 영향을 주고 있는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수준급의 밴드들과 다양한 사운드의 아티스트가 공존하고 그 사이로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재미를 알아버린 듯한 활발한 창의성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에서 전파하는 대중문화가 아니라 대중 스스로 만들어가는 다양한 대중문화의 모습을 볼 때 문화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민주화를 이룬 거 같습니다. 어린아이들의 교육 측면에서도 예술적 가치와 전통문화, 자연의 교감이라는 방향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그런 기운과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축제 때 가장 즐거운 이들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처럼 놀았습니다. 출연한 많은 밴드들의 밀도 높은 예술적 기능적 공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교감하며 이어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몽골에서도 공연하셨습니다. 최근 K팝, J팝 외에 아시아 각 지역의 팝이 부상 중이고 여전히 강세인 영미권 팝에 맞선 아시안팝의 연대가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윈디시티도 이런 흐름을 느끼셨나요? 만약 느끼셨다면 아시안 팝의 연대가 왜 중요한지 그 부분에 대해 혹시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동아시아의 평화와 연대'는 해외투어 특히 아시아 지역을 갈 때 윈디시티의 화두이자 테마입니다. 이번 일본투어를 마련해 준 솔 비트 아시아 또한 동아시아 평화와 연대라는 철학을 가지고 한국과의 문화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전세계적으로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평화에 대한 이슈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고 음악을 하는, 특히 레게 루츠(Roots)를 하는 입장에서는 평화와 연대를 호소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시점입니다. 아시아 투어란 우리에게 서구 중심의 시각으로 우리 자신과 동아시아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침략주의 시절을 지나면서 흐트러진 동아시아의 질서가 아직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지금 세계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좁아지고 있는 때에, 아시아인이 아시아인을 더 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이 다른 아시아 문화를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문화야 말로 그 길을 터줄 수 있는 동시에, 선입견을 깨버릴 수 있는 훌륭한 위폰(weapon)이 아닌가 싶습니다. 몽골은 몽골다움이 있고 한국은 한국다움, 일본은 일본다움, 중국은 중국다움이 있습니다. 겉은 다르지만 그 속의 공통적인 느낌이 전해올 때면 아시아의 바이브야 말로 이미 서로 연결돼 있고 호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가까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거 같다는 생각과 더불어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수 있는 것이 많음을 알게 될 때 그 호감을 통해 우리는 더이상 서로를 배척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런 아시아 지역이 평화의 교류로 이어진다면 전 세계의 귀감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명분과 이윤보다는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우선으로 치는 우리처럼 음악을 좋아하고 문화의 확장력을 꾀하는 젊은이들의 활발한 민간교류는 동아시아평화의 큰 교두보가 돼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의 가능성 중심에는 한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류 열풍과 더불어 온갖 장애를 딛고 시도하는 한반도의 민간교류의 확대와 더 나아가서는 한반도 통일이야 말로 아시아의 평화는 물론 세계 펑화의 모범이자, 기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가까운 옆나라 친구들의 문화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고 나누려는 시도와 더불어 그 시야가 남한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한국,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의 일원이라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그런 시야를 함께 나누고 견인 하고자, 몽골의 레게 신, 일본의 마츠리(축제) 신과 더불어 윈디시티는 활발한 문화교류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 방향성은 동아시아의 전통적 가치를 되살리는 평화에 있습니다. 윈디시티가 영향을 받은 루츠(Roots) 음악은 이제 갈등을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 넘어가기를 추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앨범을 내실 차례인 거 같습니다. 혹시 작업 중인 앨범이 있다면, 그 방향성에 대해 귀띔을 해주신다면요.
"새로운 멤버들의 다양한 면들이 담길 것 같습니다. 레게와 아프로비트라는 저항과 환희의 리듬들, 자유와 기쁨을 항한 메시지들이 우리들 속에서 어떻게 비벼지고 구현될지 얼마나 재밌고 흥미로운 앨범이 나올지 두고 볼 일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