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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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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갈등이 늘어 업계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과 오히려 적절한 협의를 통해 불필요한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맞부딪히고 있다.

2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 등 야권은 23일 오전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고 가맹사업법 등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직전 절차적, 내용적 하자가 있다며 반발한 뒤 퇴장했다.

이번에 본회의에 직회부 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도입 ▲가맹점주단체 협의요청 불응시 제재 조치 부과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및 보복조치 금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가맹본부 측과 가맹점주 측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가맹본부 측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전날(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주만 생각하다가 본사가 망하게 된다면 결국 피해는 가맹점이 받는다"며 반발했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은 "가맹본부와 가맹본부 대표는 점주단체의 일방적 협의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아야 하고 형사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체적으로는 "가맹본부는 점주단체의 끝없는 필수품목 축소와 가격인하 등 협의 요청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제품개발과 가맹점 지도·관리 등을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게 된다"며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헌법 소원도 고려 중이다.

반면 가맹점주 측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점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및 갑질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가맹본부 측이 주장하는 사회적 갈등 증가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갈등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종속적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불합리에 경제난까지 더해져 자영업자와 우월적 지위의 사업자 사이 분쟁은 증가하고 있다"며 "개별 분쟁이 집단화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역시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장 효율적인 대응은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시도해왔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 자영업자 단체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상생 협상권 강화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통해 분쟁을 사전에 해결할 경우 집회, 시위, 농성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위는 이번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관련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가맹본부 측 손을 들어줬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수많은 가맹단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번 협의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맹본부의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총 매출액이 10억원 이하인 가맹본부가 66.4%나 되는데 소규모, 혹은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가맹본부는 가맹단체 협상 요청이 반복적으로 접수되는 경우 가맹본부 경영에 실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공정위는 당장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 '갑질' 사례로 가장 많이 지적하는 필수품목 관련 조치 시행 결과를 살펴보고 난 뒤 후속 대처를 검토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당정협의를 통해 필수품목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1월 필수품목 종류 및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계약서에 의무기재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공정위는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 불리하게 변경 시 가맹점주와 협의토록 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개정안 취지에는 모두 긍정적이었으나 본회의 직회부를 두고는 입장이 나뉘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가맹사업법 개정안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본회의 직회부 절차는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 국장은 "가맹점주 교섭력 강화 측면에서 필요한 법안이라고 평가한다"며 "재계에서 우려하는 가맹점주 단체 난립 우려는 시행령을 통해 기준을 마련할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법안이 필요한 것과 별개로 본회의 직회부를 하게 됐으니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 직회부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도 자주 행사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거대 기업 투자 위축, 협의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폄훼·왜곡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본회의 직회부에 대해서도 "여야 합의를 통해 원만히 처리되었어야 마땅하지만,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임기 내내 불통과 직무유기로 일관했기에 야당 단독처리가 불가jm피했다"고 환영했다.

전문가들 사이 의견도 엇갈린다.

김종대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부 갑질에 대한 고발 등이 늘어나면서 상생 차원에서 본부가 시정을 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시행령이나 조례 등에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서로 협의해 상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을 넣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고 프랜차이즈 산업도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했다"며 "프랜차이즈가 죽어버리면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만큼 가맹본부와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지 가맹본부만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가맹점주단체가 협의를 지나치게 제안해 가맹본부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지나친 우려"라며 "사실상 전재산을 투입해 사업을 하는 가맹점주인데 가맹본부가 잘 되기를 바라지 가맹점주가 망하기를 바라겠느냐"고 일축했다.

또 "가장 규모가 큰 가맹점주 단체와 우선적으로 협의하게 돼있다"며 "노동조합법과 달리 단일 창구와 협상한 내용을 모든 단체에 적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제2, 제3 단체가 제1단체 협의와 다른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공정위에 신고할 경우 자연스레 각하될 테니 본부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가맹본부들은 개별 가맹점주가 신고하는 경우 처리 절차가 늦어지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공정위 입장에서도 개별 사건을 각각 다루기보다 묶어서 다루게 될 경우 행정 소요도 줄어드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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