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도 일·생활 균형 가능하게"…고용부·경제단체 '맞손'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전남 나주에 있는 변압기 제조업체 인터테크는 '젊은 인재 육성'을 목표로 직원들의 대학 진학을 적극 격려하고 있다. 근로자 32명의 작은 업체지만, 직원들이 여가나 학습 시간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인원을 늘려 초과근무를 없앴다. 생산·검수·출하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시차출퇴근과 선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비까지 일부 지원했다. 그 결과 올해에만 3명이 대학에 진학해 현재 대학생 직원이 5명에 달한다. 지역에서는 '가고 싶은 회사'로 입소문이 나 입사 지원도 늘고 있고, 생산 차질도 없다. 김대달 인터테크 대표는 "청년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터테크와 같이 혁신적인 근무환경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일·생활 균형 기업 문화가 자리잡도록 경제단체들과 협업한다.

고용노동부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생활 균형의 기업문화 확산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하고 소상공인연합회·이노비즈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메인비즈협회·한국여성벤처협회 등 5개 경제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최근 'MZ세대(1980년대 후반 생~2000년대 초반 생)'를 중심으로 일·생활 균형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이를 인사노무관리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우선 이들 5개 단체는 중소사업장의 대표이사와 관리자들이 변화의 흐름을 신속히 인식하고, 적기에 인사노무관리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노비즈협회는 모닝포럼, 최고경영자과정 등 대표이사가 주로 참석하는 교육과 연계해 일·생활 균형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안내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73개 소상공인 업종단체, 210개 지역연합회를 대상으로 강의·홍보를 진행해 지역 밀착형으로 중요성을 전파한다.

또 우수기업 사례를 발굴해 확산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주기적으로 우수기업을 발굴해 협회장 표창을 추진하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회원사들이 우수기업을 방문하는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 단체는 일·생활 균형 제도와 관련해 각종 정부지원을 기업에 알리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정부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메인비즈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월 1회 일·생활 균형정책을 홍보하고 '굿모닝 CEO학습 조찬 강연'과 96개 지회 모임을 통해 건의사항을 수렴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이들과 협업하면서 각 고용센터의 '일·육아 동행 플래너'를 활용해 찾아가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도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매년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을 선정해 세제 혜택, 출입국 우대 등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업무협약식에서 "유연근무와 일·육아 병행을 통해 저출생을 극복하겠다는 정부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이 현장에 스며들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우리 경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경우 기업을 선택할 때 월급이나 정년보다 '워라밸'을 더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큰 흐름을 기업 CEO와 관리자들이 신속하게 인식하고 적기에 인사노무관리에 반영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유연근무와 일·육아 병행이 기업 현장의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가는 첫 출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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