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트럼프 청구서 규모는?…추경에 힘 실린다[경제전망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2월 첫째주부터는 12·3 비상계엄이 우리 경제에 미친 충격의 규모가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정책 전환도 본격화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 대응 는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경기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하게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3일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12·3 계엄 사태가 12월 생산, 소비, 투자, 경제심리에 미친 영향의 규모가 확인될 전망이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9월(-0.4%), 10월(-0.2%)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소매판매(-0.4%)와 설비투자(-1.6%), 건설투자(-0.2%)도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12월에도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환율 급등이 연초 물가에 미친 영향도 파악될 예정이다. 통계청은 오는 5일 '202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12월 들어서는 환율 상승에 따라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6%, 10월 1.3%, 11월 1.5%, 12월 1.9%다.

아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0% 아래에 있지만 수입 가격이 상승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불안한 상황이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11월 5.3% 하락에서 12월 1.0% 상승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2.6%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미국은 1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중국에 25%, 캐나다와 멕시코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현재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등 경제부처는 ▲타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 ▲무역 협정의 유효성 ▲주요 교역국의 환율 정책 관행 등에 대해 조사하고 4월 1일까지 보고할 예정인데 이 때부터 우리나라 등 주요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통상 압박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오는 6일 김범석 1차관 주재로 경제·금융 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한다. 최근 국내 경기와 물가·고용·수출 동향, 미국 정책 전환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 편성 등 경기 진작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 논의가 2월부터 본격화될지도 관심사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자오간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재차 추경 편성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대행은 "국민들의 하루하루가 어렵다. 민생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많은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국회·정부 국정협의회'를 하루라도 빨리 가동해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해 주시길 요청드린다"며 "정치권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추가 재정 투입에 대해서도 국정협의회를 열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요구하던 '(전국민) 민생지원금'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경 예산과 관련한 여야간 이견도 크게 줄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나 여당이 민생지원금 때문에 '추경 못하겠다'는 태도라면 우리는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며 “효과만 있다면 민생지원금이 아닌 다른 정책인들 무슨 상관이 있겠나. 효율적인 민생 지원 정책이 나온다면 아무 상관이 없으니 어떻게 해서든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하길 다시 한번 권고드린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