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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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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한국시리즈 역사상 9번째 셧아웃 패배라는 오점을 남겼지만 아무도 두산의 올 가을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7전4선승제) KT 위즈에 4-8로 패했다.

앞선 세 경기를 모두 헌납한 두산은 이날마저 무너지면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두산에는 어느 때보다 길고, 힘겨웠던 한 해였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두산은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 속에 2021년을 시작했다.

자유계약선수(FA)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을 놓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지만, 트레이드로 데려온 양석환, 홍건희 등이 공백을 채우면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산의 가을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4위와 5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른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살아남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패하면서 4위팀의 이점마저 잃은 상태였다.

두산의 진짜 질주는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부터 시작됐다. 선발 싸움의 불리함을 딛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 최다 20안타로 키움 히어로즈의 마운드를 폭격한 두산은 2차전 16-8 대승으로 여유있게 이겼다.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는 3차전까지 가는 혈투였다. 1승1패로 맞이한 최종전에서 두산은 LG를 10-3으로 누르고 업셋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57)의 LG 투수진도 물 오른 두산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흘러나오던 단어 '미러클'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통과한 뒤 도배되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빠진데다 지칠대로 지친 두산이 14승 이상 선발만 3명을 보유한 정규시즌 2위 삼성을 여유있게 제압하는 모습은 이러한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15년 두산 사령탑 부임 후 한 차례도 한국시리즈를 거르지 않은 김태형 감독은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처럼 노련하게 시리즈를 운영했다.

어렵다는 계산이 생기면 확실히 포기했고, 승기가 넘어왔을 때는 필승조인 이영하와 홍건희를 적극 활용해 승리를 쌓았다.

김 감독 스스로도 "한국시리즈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하나로 뭉친 두산은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에 있던 팀들을 연거푸 제치고 마지막 관문에 섰다.

분위기와 경험에 기대를 걸었던 한국시리즈는 조금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분명 올 가을 두산은 위력적이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두산팬들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1118_0001656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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