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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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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루=공동취재단] 그토록 바랐던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진호(47·강릉시청)는 멈추지 않았다. 또 '금빛 총성'을 울렸다.

박진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랭킹 1위에 올랐고, 올해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5관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박진호도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게 한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했다. 특히 도쿄 대회 복사 종목에서 단 0.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후 3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마침내 생애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흘 뒤 박진호는 또 금메달을 명중했다. 3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등급 SH1)에서 454.6점(슬사 150점·복사 154.4점·입사 150.2점)을 쏴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신기록도 하루에 2개나 쏟아냈다. 앞서 본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패럴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선에서는 1179점(슬사 392점·복사 394점·입사 393점)으로 2020 도쿄 대회에서 주성철이 작성한 종전 대회 기록(1173점)을 가뿐히 제쳤다.

결선 454.6점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라슬로 슈란지(세르비아)가 작성한 453.7점을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한국 선수단의 4번째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이다.

경기 후 박진호는 "처음 시상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내 이름이 호명되는 걸 듣고 나니까 '정말 2관왕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선 첫 종목 슬사는 6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복사 종목에서 3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입사 종목에서 선두를 꿰찼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박진호는 "원래 들어가기 전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은 경기 전 감독님과 상의를 했고, 나름 계획을 세웠다"며 "내가 입사에 강하니까 최대한 버티자는 생각이었고, 마지막 입사에서 승부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획을 잘 잡아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계획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독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본선이 열린 오전에는 선선한 날씨가 박진호를 도왔다.

그는 "(실외에서 하는)본선 때는 시원했다. 내가 시원한 걸 좋아하는데, 그게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날씨가 도와서 신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실내에서 펼쳐진 결선 때는 코치진의 지원 사격이 있었다.

박진호는 "여기는 에어컨을 안 틀어주더라. 그래서 대표팀 트레이너 분과 코치님이 저한테 붙어서 선풍기를 들어주셨다. 또 아이스 조끼를 입은 상태로 결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자신을 물심양면 도운 김홍규 강릉시장을 향한 감사 인사도 건넸다.

박진호는 "올해 강릉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겼는데, 시장님과 관계자분들께서 사격장을 자주 찾으시면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더라"며 "국제 대회에 나갈 때 중증장애 선수들만 비즈니스를 탔는데, 시장님께서 추가 요금을 내주셔서 저희도 비즈니스를 탔다.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남는다. "연초에 명절 빼고는 본가와 처가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대회를 잘 마치고 돌아가서 본가와 처가를 다니며 파티를 하고 싶다"며 씨익 웃었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2관왕이 실감나지 않아서 더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첫 금메달이 나왔을 때도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들떠 있었다면 오늘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며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음 경기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다.

박진호는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지막 경기에 임하려 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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