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정면승부 펼친 마이애미 감독 "피했다면 야구의 신이 봐도 부적절"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는 전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정면 승부를 펼친 끝에 결국 50홈런-50도루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마이애미 스킵 슈마커 감독은 오타니와 당당히 맞선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이날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추가하며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다.

6회 시즌 49번째 홈런을 때려낸 오타니는 팀이 9-3으로 리드하던 7회 2사 3루에서 타석에 섰다. 1루가 비어 있었으나 마이애미는 자동 고의4구를 택하지 않고 맞대결을 펼쳤다.

마이애미 투수 마이크 바우먼이 바깥쪽 커브를 구사했지만, 오타니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의 제물이 됐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슈마커 감독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와 승부를 거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슈마커 감독은 "1점 차였다면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야구, 업보의 측면에서 (승부를 피하는 것은) 야구의 신이 봐도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는 승부하고, 공격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의 홈런은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슈마커 감독은 오타니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축하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타니는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재능 있는 선수다. 지금까지 아무도 해내지 못한 기록을 달성했다"며 "이 흐름을 유지하면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나는 우리 선수들이 오타니를 두려워하지 않고 승부한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 팀에게 나쁜 날이었어도 야구계에서는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