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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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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해외에서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속에서 약진한 은행도 있었지만, 일부 은행은 '적자의 늪'에 빠지며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해외 종속기업(자회사)에서 거둔 순이익은 약 8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998억원) 대비 326억원(4.08%) 늘었지만, 총 순이익이 1조원에는 못 미쳤다. 이들 은행이 지난해 15조1500억원의 당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순익에서 해외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로 미미한 셈이다.
은행별 성적표는 엇갈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해외에서 5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거둬 국내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5대 은행 중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해외 법인 10곳의 순이익은 총 5721억원으로 지난해(4824억원)보다 897억원(18.6%) 가량 증가했다.
양대 해외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일본)이 실적을 탄탄하게 받쳐준데다, 신한 카자흐스탄은행에서 10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덕분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와 맞물려 카자흐스탄이 기업들의 새 투자처로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영업 중인 신한은행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총 11개 해외 법인에서 총 1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아직 규모 면에서는 적은 편이지만, 전년(1129억원) 대비 15.2% 가량 순익을 늘리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 대한 지분 투자로 해외 법인 순익에 맞먹는 1175억원의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3조251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국민은행은 해외 법인 5곳에서 834억원의 적자를 냈다. 1년 전(-234억원)보다 적자 폭이 600억원 가량 확대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가 지난해 2410억원의 순손실을 낸 영향이 컸다.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KB뱅크를 인수한 이후 누적 순손실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해외 실적이 주춤했다. 해외법인 11곳에서 총 21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1년 전(2279억원)에 비해서는 179억원(7.8%) 가량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법인의 순이익이 부진해진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148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었던 NH농협은행의 해외 법인 실적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농협파이낸스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 각 18억원, 1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다만 1년 전 22억원 손실에서 37억원 순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은행들은 올해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자리를 잡은 베트남과 일본을 필두로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서 외연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KB뱅크의 경영 정상화 등을 통해 흑자 전환을 노린다. 하나은행도 지점 확대와 현지 맞춤형 영업으로 수익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우리은행도 국내은행 최초로 폴란드 지점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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