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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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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안호균 임하은 기자 =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물가가 3%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먹거리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 급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1월(2.2%), 2월(2.0%), 3월(2.1%) 3개월 연속 2% 대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상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9%, 공업제품은 1.7%, 전기·가스·수도는 3.1%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 하락했다. 배추(49.7%), 무(86.4%), 양파(26.9%)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토마토(-19.8%), 사과(-6.0), 파(-18.3%), 감(-26.5%), 파프리카(-13.1%) 등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3.1%와 4.9%씩 상승했다. 돼지고기(6.5%), 김(32.8%), 수입쇠고기(5.6%), 고등어(7.8%) 등의 가격이 전달보다 크게 올랐다. 수산물 물가는 2023년 8월(6.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커피(8.3%), 빵(6.3%), 김치(15.3%), 햄 및 베이컨(6.0%) 등의 최근 가격 인상이 물가에 반영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2월(6.3%)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관련 품목인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 등은 크게 올랐다.
서비스 분야(2.3%)도 물가 상승세를 자극했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보다 3.1% 올랐다. 외식(3.0%)과 외식제외(3.2%) 서비스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생선회(5.4%), 치킨(5.3%),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의 상승폭이 컸다.
집세는 0.7%, 공공서비스는 1.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사립대학교납입금(5.2%) 상승 등의 요인으로 2월 0.8%에서 3월 1.4%로 높아졌다.
지출목적별 물가지수를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2.4%)와 '음식 및 숙박'(3.0%) 등 먹거리와 관련된 영역이 3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에서는 대부분의 품목군에서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빵·곡물(3.6%), 육류(3.6%), 어류·수산(3.6%), 식용유지(7.3%), 채소·해조(3.4%), 과자·빙과류·당류(3.1%), 커피·차·코코아(12.4%), 생수·청량음료 등(5.3%)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고, 과일(-5.5%)과 우유·치즈·계란(-0.2%)만 하락했다.
먹거리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등락을 배제한 근원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 대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1%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하락했다. 신선어개(3.6%) 가격이 상승했지만 신선채소(1.8%)는 안정세를 나타냈고, 신선과실(-6.3%)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의 상승폭이 6.3%에서 2.8%로 둔화했으나, 출고가 인상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 상승, 사립대학교납임급 인상에 따른 공공서비스 인상, 보험서비스료·공동주택관리비 인상 등 개인서비스 상승폭 확대로 전월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1%p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심의관은 "한국은행과 기타 기관에서 올해 목표한 물가상승률이 1.9~2.0% 인데, 그것보다는 약간 높지만 근원물가상승률이 1% 후반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물가는 안정적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4월에 석유류, 농축수산물, 가공식품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경남·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은 3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부는 농가 피해로 인해 농산물 등 시품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수급 상황을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4월에도 맥주,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물가는 기상여건,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으로 정부는 총력을 다해 물가안정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또 최근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를 신속히 조사하고, 수급 영향을 분석해 적기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영 기재부 물가과장은 경남·경북 지역 산불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봄배추, 마늘, 건고추, 사과, 자두 등은 경남북이 주산지여서 일부 품목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산불 피해로 인한 농산물 수급과 가격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최근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와 관련해서는 "커피·코코아와 관련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고,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시기를 이연·분산하고 인상률과 인상 제품을 최소화하는 것을 업계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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