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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003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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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 장신(183㎝)에 드리블, 몸싸움 능력도 갖추고 있어 말그대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통한다. 더 놀라운 점은 갓 약관을 벗어난 ‘젊은피’라는 사실이다. 한국여자농구를 이끌 대들보로 평가 받는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21) 얘기다.
박지현은 이번 시즌 20경기에서 평균 36분간 코트를 누비며 15.6점 10리바운드 3.4도움을 기록(17일 현재) 중이다. 가로채기 1.9개와 블록슛 1.3개 등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높이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시즌 초반에는 에이스 박혜진이 급성 족저근막염 여파로 전열에서 이탈한데다 맏언니 김정은이 발목 수술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본의 아니게 박지현이 김소니아와 함께 팀을 이끌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이가 필요한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다. 때로는 부담감을 갖지만, 이걸 이겨내는 중”이라며 대견한 표정을 지었다. 위 감독은 “몇 년 뒤 리그 최고의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그 근거로 “스펀지 같은 선수다. 기술을 가르치는 대로 흡수한다”고 강조했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예측하기 힘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극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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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가 우리은행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것은 어찌보면 신의 한 수 였다. 혹독한 훈련과 우승 DNA를 동시에 이식받은 박지현은 데뷔 첫해 신인선수상을 받으며 성장을 거듭해 입단 3년 만에 연봉 1억 600만원을 받아 더이상 신인급이 아니라는 것을 몸값으로도 증명했다. 코로나 확산 여파 등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를 일시적으로 폐지한 이번시즌, 장신 듀얼가드로서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을 선두 경쟁으로 이끌고 있다.
실제로 박지현은 전주원-박혜진을 잇는 국가대표 장신 가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담이 클 법하지만 “엄청 높은 선배이자 선수인데 한 팀에서 경기하고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며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경기에 출전하다보니 책임감이 더 컸다. 되도록 경기에 뛸 때는 (최고로 평가받은)고교 때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자고 계속 다짐했다. 이번시즌 들어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역할도 많아져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페인트존에 상대 수비 두세 명이 포진해도 당당하게 드라이브 인을 시도하는 두둑한 배짱은 타고난 성향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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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과 경기를 반복하는 스물한 살 박지현은 어떤 취미생활을 할까. 그는 “다이어리를 매일매일 쓴다.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해서 쉬는 날에는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간다”고 말했다. 소위 핫 한 트렌드를 줄줄 꿰고 있어, 여느 20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물론 겪어보지 못한 대학 생활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운동하며 만나는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대학생활을 거쳐 사회에 진출하면 또다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 보면 우리보다 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운동한 게 다행인건가?’라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박지현은 이번시즌 목표로 “미래 보다, 한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더 나은 미래가 돼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스펀지 같은 매력을 가진 박지현이 농구팬들의 눈과 마음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흥행 부진과 스타 기근에 목마른 한국 여자농구에 또렷한 이정표 하나가 탄생했다.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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