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위하준 "시즌3에선 답답함 해소 될 거예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저한테도 한 방이 있을 겁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서 배우 위하준(34)이 연기한 '황준호'는 다소 기능적인 캐릭터다. 시즌1에서 그는 행방불명 된 형을 찾아 나섰다가 상금 456억원을 놓고 죽음의 게임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는 것, 형 황인호가 그 게임을 관리·감독하는 최고 책임자 프런트맨이라는 걸 알게 된다. 다만 이 작품이 주인공 성기훈을 중심으로 게임과 게임 참가자를 집중적으로 그리다 보니 황준호의 활약은 부각되지 않았다.

시즌2에선 황준호 이야기가 더 소개되긴 하나 이번에도 이 인물은 중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비중이 줄어드는데다가 배를 타고 게임이 열리는 섬을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본 일부 시청자는 "도시어부 같다"거나 "황준호 서사가 너무 답답하다"는 식의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다.

위하준 역시 이런 반응을 모두 알고 있었다. "도시어부 저도 들어봤어요.(웃음) 그런 반응 이해합니다. 사실 이 작품이 하나의 이야기를 둘로 나눈 거니까요. 그런데 황준호가 일찍 찾아버리면 또 재미가 없잖아요. 시즌2 이야기가 시즌3로 이어지기 때문에 끝까지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위하준은 "시즌3에선 준호도 뭐가를 보여줄 거다"고 했다.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위하준은 황준호의 이야기를 최대한 선명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형에게 총을 맞고 바다에 떨어진 이후 피폐해진 모습과 교통경찰로 일하면서도 게임 장소를 계속 수색해 가는 과정 그리고 거기서 느끼는 감정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게 목표였다.

"처음에 병원에서 등장하는 장면을 찍으려고 이틀 만에 몸 수분을 3㎏ 가량 쫙 뺐습니다. 처음으로 수염도 조금 길러 봤고요. 외형적으로 변화시키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문제는 2~3년 간 준호의 변화를 담아내는 것과 그 변화를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었죠. 감독님은 훨씬 더 냉철해진 준호를 원하셨어요. 저도 감독님 의견에 동의했고요. 냉철하지만 시청자가 보기에 준호의 감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디테일한 작업이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위하준은 어디까지나 조연이지만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고, 이젠 한 작품을 온전히 책임지는 주연 배우로 발돋움 했다. 지난해 '최악의 악'에서 강렬한 액션으로, 올해는 '졸업'에서 달달한 멜로로 호평 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제게 큰 의미가 있어요. 이 작품으로 해외에 나가보기도 하고 해외 팬도 생기고요.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어요.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해 가고 싶습니다."

위하준은 2015년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데뷔한 이후 쉼없이 달렸다. 10년 간 출연한 작품만 20편이 넘으니까 말 그대로 자신을 몰아 붙이며서 연기해왔다. 위하준은 지난해 여름 '오징어 게임2' 촬영을 모두 마친 후 처음으로 6개월 가량 쉬었다고 했다.

"제 직업은 기회를 잡는 게 어렵습니다. 한 번 기회가 왔을 때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 좋은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중간에 멈출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제 성격이 그렇기도 해요. 혼자서 압박감에 시달리죠.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제가 다소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건강도 나빠져 있더라고요. 잠깐 쉬었다가 다시 달려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위하준은 종합격투기를 배우는 중이고,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있다고 했다. 필라테스도 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걸 배우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저를 되돌아보는 겁니다."

위하준은 앞으로 지금껏 안 보여줬던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말하자면 생활 연기, 편한 코미디를 원한다고 했다. "이번 작품 보면 기훈과 정배가 투닥거리는 장면이 있잖아요. 전 그 장면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선배님들은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하시는지. 저도 잘할 수 있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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