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0
- 0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유니폼을 바꿔 입은 미완의 1차 지명 출신들이 대거 새출발에 나선다.
매년 수백 명이 참가하는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첫 번째 지명 선수로 불리는 영광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긴 시간 여러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해 온 구단은 가장 재능이 있는 선수에게 미래를 건다.
큰 가능성을 보고 뽑은 선수인 만큼 각 구단은 1차 지명 선수를 애지중지하기 마련이다. 곧장 기량을 펼치지 못하더라도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번 겨울 구단들의 1차 지명을 향한 자세는 조금 다르다. 트레이드 매물로 1차 지명 유망주를 내놓고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거액의 프리에이전트(FA)를 데려오며 보호 선수 명단에 이들을 제외하기도 했다. 1차 지명이라는 상징성을 떠나 냉정한 판단을 내린 셈이다.
팀을 옮기게 된 1차 지명 선수들에게 이적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프로에 발 디딜 때부터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은 예상치 못한 이적 속에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트레이드로 2023년 1라운드 3순위로 뽑은 외야수 김민석과 함께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두산 베어스에 내줬다. 두산에서는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왔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부터 1차 지명이 폐지돼 김민석은 그해 롯데가 가장 첫 번째로 택한 신인이었다. 그런 신인 선수와 두 번의 시즌만 함께하고 트레이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김민석은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129경기에서 타율 0.255를 때려냈지만, 올해는 41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11로 고전했다. 프로 입성 전부터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던 김민석이 트레이드라는 자극 속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T 위즈와 SSG 랜더스는 1차 지명 선수를 맞바꿨다.
KT는 오른손 투수 김민을 내놓고, SSG는 왼손 투수 오원석을 보냈다. 김민은 2018년, 오원석은 2020년에 1차 지명으로 팀의 부름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SSG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만큼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오원석은 "트레이드가 동기부여가 됐다. 더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더 잘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투수 강효종은 FA로 이적한 장현식(LG)의 보상 선수로 KIA의 부름을 받았다. KIA는 강효종에 대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투수 최채흥도 팀을 옮겼다. 최채흥은 삼성에 합류한 FA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LG에 새 둥지를 튼다. LG 역시 최채흥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유망주 껍질을 깰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