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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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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이재훈 기자 = "키미토노 라부스토오리이 소레와 요소오도오리(君とのラブストーリー / それは予想通り ♩♬"(너와의 러브스토리 / 그것은 예상대로)
11월30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5홀. 일본 대세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 HIGE DANDISM·히게단)'이 대표곡 '프리텐더(Pretender)'로 라이브 포문을 열자, 올 스탠딩 객석인 공연은 단숨에 절정으로 달려갔다.
'프리텐더'는 K팝 가수들의 커버 등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곡이다. 보통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공연에서 정점을 찍는 막바지에 부르는 곡이다. 그런 위상의 노래를 이번엔 첫 곡으로 선택한 것이다.
'오피셜히게단디즘 아시아 투어 2024 - 리조이스(Rejoice) - 인 서울'을 통해 8년 만에 내한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직전 일본 투어와는 다른 세트리스트로 국내 팬들과 화끈한 재회 인사를 했다.
두 시간 동안 '명곡 릴레이'로 기존 마니아 팬들은 최근 새로 유입된 팬들까지 모두 즐기게끔 만들었다.
2012년에 결성된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히게단'으로 통한다. 밴드명은 수염을 기를 만큼의 나이가 들어도 모두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는 멤버들의 바람을 담았다.
그들의 희망대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2020년대 들어 일본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최고 인기 밴드로 떠올랐다. 내년 5월31일~6월1일엔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정도의 거물 밴드가 됐다. 닛산스타디움은 7만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일본 최고 위상을 자랑하는 팀들만 공연할 수 있는 장소다.
이번 내한공연은 그들의 이름값에 걸맞은 실력과 진가를 확인케 했다. 특히 올해 들어 러시붐이 생겨난 J팝 내한공연과 국내 밴드 붐의 화룡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해 4월 '킹 누(King Gnu)'는 단독 공연, 같은 해 7월 '우버월드'는 국내 밴드 '씨엔블루'와 합동 공연으로 내한했다. 두 밴드 모두 닛산 스타디움에 오른 경력이 있다.
오피셜히게단디즘 역시 닛산스타디움의 광활함을 충분히 채우고도 넘칠 만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프리텐더'에 이어 '숙명', '스탠드 바이 유(Stand by you)', '예스터데이(Yesterday) '일상'까지 명곡 릴레이를 선사하며 자신들의 위력을 발산했다.
팝 록 장르를 주무기로 삼는 이들은 베이스 나라자키 마코토, 드럼 마츠우라 마사키, 기타 오자사 다이스케의 탄탄한 연주력에 보컬 후지하라 사토시의 낭창낭창하고 깔끔한 고음이 드라마틱한 포물선을 그리며 서정과 아련함을 선사했다.
후지하라 사토시는 '서브 타이틀'에서도 멀리 퍼지는 깨끗한 고음을 선사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정경을 그려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가창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피셜히게단지즘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장르였다.
감미롭고 아련한 '아이 러브', 애니메이션 '도쿄 리벤져스' 2기 오프닝인 하드록 풍의 '화이트 노이즈' 등이 보기다. 그리고 관악기의 금빛 사운드가 어우러진 '노 다웃(No doubt)', '유니버스(Universe)'에선 재즈 화법도 선사했다. '크라이 베이비(cry baby)'에선 강렬한 영상 효과와 후지하라 사토시의 절창이 이어졌고, '애너키(anarchy)'는 로킹했다.
코러스가 돋보이는 웅장한 발라드 '체스보드'도 백미였다. 관객들이 팔을 좌우로 흔들며 떼창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최 측에서 나눠준 팔찌가 일제히 형광색으로 빛났다.
대표곡 중 하나인 '샤론(Sharon)'을 마지막으로 본공연을 끝냈고 '믹스드 너츠(mixed nuts)', '세임 블루(same blue)', '솔수프(soulsoup)', '타투(Tattoo)'로 앙코르를 이어갔다. 한 여름 페스티벌 이상의 열기가 끝까지 지속됐다.
무엇보다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청춘의 음악이었다. 세상을 경험하지 않고 아는 체하며 만들어낸 젠체하는 현학적인 음악이 아니라, 기승전결이 분명한 멜로디와 서사는 세상의 외로움을 친히 듣겠다는 불가피한 흐름을 빚어냈다. 그건 생각하는 노래들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혼신의 노래들이었다.
즉 음악엔 국경이 없으며 현생 자체가 음악이라는 걸 증명하는 곡들이기도 하다. 이건 '수염이 난 남자'(髭男)뿐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 없다.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아울러 한국 팬을 위해 세트리스트를 새롭게 구성했을 뿐 아니라 한국어 연습도 상당히 해온 것으로 보였다.
나라자키 마코토는 "참이슬 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등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한국어로 적어와 한국 팬들의 큰 환호를 얻기도 했다. 마츠우라 마사키는 미니 통역기계를 들고와 "삼겹살 먹고 싶다"고 말해 웃겼다. 후지하라 사토시는 막바지에 우리말로 "또 만나요 약속해요"라고 다음 내한을 예고하기도 했다.
공연장엔 일본어에 능숙한 한국 팬들이 꽤 많았다. 멤버들의 일본어를 상당수 알아듣고 반응하고 호응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가 관객의 주축이었는데 최근 젊은 세대 중심으로 국내에서 불고 있는 일본문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했다.
애초 이번 공연은 12월1일 한 차례 열릴 예정이었으나 단숨에 매진, 이날 공연을 추가했다. 소셜 미디어엔 공연 직전까지 양도표를 찾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이번 내한공연 규모는 회당 1만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11월30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5홀. 일본 대세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 HIGE DANDISM·히게단)'이 대표곡 '프리텐더(Pretender)'로 라이브 포문을 열자, 올 스탠딩 객석인 공연은 단숨에 절정으로 달려갔다.
'프리텐더'는 K팝 가수들의 커버 등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곡이다. 보통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공연에서 정점을 찍는 막바지에 부르는 곡이다. 그런 위상의 노래를 이번엔 첫 곡으로 선택한 것이다.
'오피셜히게단디즘 아시아 투어 2024 - 리조이스(Rejoice) - 인 서울'을 통해 8년 만에 내한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직전 일본 투어와는 다른 세트리스트로 국내 팬들과 화끈한 재회 인사를 했다.
두 시간 동안 '명곡 릴레이'로 기존 마니아 팬들은 최근 새로 유입된 팬들까지 모두 즐기게끔 만들었다.
2012년에 결성된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히게단'으로 통한다. 밴드명은 수염을 기를 만큼의 나이가 들어도 모두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는 멤버들의 바람을 담았다.
그들의 희망대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2020년대 들어 일본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최고 인기 밴드로 떠올랐다. 내년 5월31일~6월1일엔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정도의 거물 밴드가 됐다. 닛산스타디움은 7만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일본 최고 위상을 자랑하는 팀들만 공연할 수 있는 장소다.
이번 내한공연은 그들의 이름값에 걸맞은 실력과 진가를 확인케 했다. 특히 올해 들어 러시붐이 생겨난 J팝 내한공연과 국내 밴드 붐의 화룡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해 4월 '킹 누(King Gnu)'는 단독 공연, 같은 해 7월 '우버월드'는 국내 밴드 '씨엔블루'와 합동 공연으로 내한했다. 두 밴드 모두 닛산 스타디움에 오른 경력이 있다.
오피셜히게단디즘 역시 닛산스타디움의 광활함을 충분히 채우고도 넘칠 만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프리텐더'에 이어 '숙명', '스탠드 바이 유(Stand by you)', '예스터데이(Yesterday) '일상'까지 명곡 릴레이를 선사하며 자신들의 위력을 발산했다.
팝 록 장르를 주무기로 삼는 이들은 베이스 나라자키 마코토, 드럼 마츠우라 마사키, 기타 오자사 다이스케의 탄탄한 연주력에 보컬 후지하라 사토시의 낭창낭창하고 깔끔한 고음이 드라마틱한 포물선을 그리며 서정과 아련함을 선사했다.
후지하라 사토시는 '서브 타이틀'에서도 멀리 퍼지는 깨끗한 고음을 선사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정경을 그려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가창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피셜히게단지즘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장르였다.
감미롭고 아련한 '아이 러브', 애니메이션 '도쿄 리벤져스' 2기 오프닝인 하드록 풍의 '화이트 노이즈' 등이 보기다. 그리고 관악기의 금빛 사운드가 어우러진 '노 다웃(No doubt)', '유니버스(Universe)'에선 재즈 화법도 선사했다. '크라이 베이비(cry baby)'에선 강렬한 영상 효과와 후지하라 사토시의 절창이 이어졌고, '애너키(anarchy)'는 로킹했다.
코러스가 돋보이는 웅장한 발라드 '체스보드'도 백미였다. 관객들이 팔을 좌우로 흔들며 떼창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최 측에서 나눠준 팔찌가 일제히 형광색으로 빛났다.
대표곡 중 하나인 '샤론(Sharon)'을 마지막으로 본공연을 끝냈고 '믹스드 너츠(mixed nuts)', '세임 블루(same blue)', '솔수프(soulsoup)', '타투(Tattoo)'로 앙코르를 이어갔다. 한 여름 페스티벌 이상의 열기가 끝까지 지속됐다.
무엇보다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청춘의 음악이었다. 세상을 경험하지 않고 아는 체하며 만들어낸 젠체하는 현학적인 음악이 아니라, 기승전결이 분명한 멜로디와 서사는 세상의 외로움을 친히 듣겠다는 불가피한 흐름을 빚어냈다. 그건 생각하는 노래들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혼신의 노래들이었다.
즉 음악엔 국경이 없으며 현생 자체가 음악이라는 걸 증명하는 곡들이기도 하다. 이건 '수염이 난 남자'(髭男)뿐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 없다.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아울러 한국 팬을 위해 세트리스트를 새롭게 구성했을 뿐 아니라 한국어 연습도 상당히 해온 것으로 보였다.
나라자키 마코토는 "참이슬 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등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한국어로 적어와 한국 팬들의 큰 환호를 얻기도 했다. 마츠우라 마사키는 미니 통역기계를 들고와 "삼겹살 먹고 싶다"고 말해 웃겼다. 후지하라 사토시는 막바지에 우리말로 "또 만나요 약속해요"라고 다음 내한을 예고하기도 했다.
공연장엔 일본어에 능숙한 한국 팬들이 꽤 많았다. 멤버들의 일본어를 상당수 알아듣고 반응하고 호응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가 관객의 주축이었는데 최근 젊은 세대 중심으로 국내에서 불고 있는 일본문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했다.
애초 이번 공연은 12월1일 한 차례 열릴 예정이었으나 단숨에 매진, 이날 공연을 추가했다. 소셜 미디어엔 공연 직전까지 양도표를 찾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이번 내한공연 규모는 회당 1만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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