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13
- 0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 이후 탄핵안 추진 등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25개 자치구와 가진 '시·구 합동 비상경제회의'에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벨기에의 지방정부를 예로 들며 "국토 면적이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벨기에는 3개의 언어권, 복잡한 정치구조로 두 번에 걸쳐 3년간 정부 내각이 꾸려지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중앙정부는 국회와 각 지방의회, 언어권 공동체 의회까지 모든 동의를 얻어야 총리 선출·내각 구성이 가능한 복잡한 구조로 장기간의 무정부 상태가 여러차례 발생해 왔다.
지난 2019~2020년 493일간 무정부 상태가 발생했고 지난 2010~2011년에는 541일간 내각을 꾸리지 못해 세계 최장 기간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자치권을 갖고 있는 각 지방정부가 안정적인 행정 운영을 수행하면서 중앙정부의 공백기를 메웠다.
오 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기에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고, 시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유지했다"며 "이 배경에는 중앙정부의 공백을 메웠던 지방정부의 안정적인 운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국정 안정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자치구는 민생경제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며 "정치적 이념이나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우리가 함께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했듯 시는 구청장님들과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며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저는 우리가 함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단기간에 안정을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9일부터 비상계엄에 따른 민생경제 여파 등을 살피기 위해 매일 간부회의와 비상경제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분야를 돕기 위해 총 5356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예산과 2조7000억원의 일자리 예산도 서둘러 집행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25개 자치구 구청장·부구청장을 비롯해 종로구 소기업·소상공인회장, 서울중구전통시장상권발전소 이사장, 동대문구 패션봉제발전산업협의회장, 서울상공회의소 도봉구상공회장, 마곡입주기업협의회장, 한국외식업중앙회 송파구지회장 등 지역 경제 단체장 등 6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필형 서울구청장협의회장(동대문구청장)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안정에 직면해 시민의 일상과 경제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시민들의 일상과 안전을 챙기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예산 상반기 조기 집행 등 지역 경제 현안 사업 신속 추진, 소상공인 지원 확대, 취약계층 지원 강화, 지역 물가 관리 강화 등을 약속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오언석 도봉구청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도 자치구별 지역경제 동향과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건의 사항을 공유했다.
송파구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지원 확대와 상환유예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내년도 지역상품권 신속 발행과 예산조기집행을 통한 소비 증진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도봉구는 도봉사랑상품권 페이백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종사자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 지원하겠다고 했다.
영등포구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과 보증한도 확대 등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위기극복을 지원하고 전통시장 시설개선과 활성화 지원, 안전점검 등을 통한 실질적인 매출 증대방안을 공유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시민들의 잃어버린 일상회복을 최우선으로 집중 지원하고 나머지 과제들을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위기발생 후 안정시기에 들어갔을 때 예산이나 지원이 더 필요할 수 있으니 체계적인 재정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 시장은 "가용자금을 가장 효과적인 시기에 공급하도록 꼼꼼하게 따져보고 현장의 목소리에 맞춰 필요할 때 바로바로 수혈하겠다"며 "서울시와 자치구 주최의 각종 행사들은 골목상권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회분위기와 정서에 맞춰 변동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