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0
  • CoinNess
  • 20.11.02
  • 7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곡가 겸 프로듀서 심은지 대표가 이끄는 JYP퍼블리싱은 구심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룬다.

국내에선 구심력으로 뮤직 퍼블리싱 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중이고, 세계에선 원심력을 발판 삼아 협업의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2008년 2월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r)가 설립할 당시 강조한 지향점들이다.

최근엔 주한 프랑스 대사관 문화과와 프랑스 국립음악센터(CNM)가 유럽외교부와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국내 리웨이뮤직앤미디어의 주관 아래 여는 K-팝 작곡 캠프 '아뜰리에 케이팝'도 참여한다.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연 '아뜰리에 케이팝 콘퍼런스(Atelier K-POP Conference)'로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파피 퓌제, 장 노엘, 로빈 페레, 우고 등 프랑스 작곡가 네 명은 25~28일 JYP 퍼블리싱 스튜디오에서 송캠프에 참여한다.

'아뜰리에 케이팝 콘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심 대표는 "콘퍼런스도 잡히면서 송캠프를 넘어 국가 간 '음악 교류'라는 영역까지 확장을 해서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K팝 작곡가는 작곡만 하는 걸 넘어섰다. 전 세계가 무대가 되다 보니 국제 정세는 물론 다른 문화권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춰야 한다. 게다가 심 대표처럼 한 회사의 수장은 행정 능력까지 필요하다.

2023년 6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해온 심 대표는 "시야가 엄청 넓어진 건 맞아요. 레이블의 사이드 측면은 물론 실무진들의 고충, 작가들의 생각들을 종합적으로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런 점들은 결국 심 대표의 작가 활동에도 수렴한다. 2009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인피니티 '엔딩을 부탁해', 피프틴앤드(15&)의 '섬바디', 백아연 '이럴 거면 그러지말지',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그렇게 됐어', 트와이스 '낙낙(KNOCK KNOCK)'과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 그리고 MBC TV 예능물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의 '그 여름을 틀어줘' 등 히트곡을 쏟아냈다.

"대표를 맡고 나서는 진짜 곡을 쓸 시간이 없는데, 곡을 쓰는 시간이 생겨도 집중하기가 힘들었어요. 대표를 하면서도 작가적인 걸 어떻게든 표출해야 하는데, 다행히 제 곡이 계속 팔리고 있고 올해도 나올 곡들이 있어서 균형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JYP 퍼블리싱은 K팝 시스템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한국 작가들이 부러워했던 프랑스 국가 정책이 문화예술인의 생계 안정을 위한 앵테르미탕(intermittent)이었는데, JYP 퍼블리싱은 민간의 영역에서 작곡가, 프로듀서들의 울타리를 이미 만들어주는 중이다.

심 대표를 비롯 홍지상, 이우민, 레인스톤(RAINSTONE), 토미 박(Tommy Park), 꿀단지, 가든(Garden), 이해솔, 베르사최, 부시(Bush), 핫소스(HotSauce), 카스(KASS), 트리피(Trippy), 셀라(SELAH) 등의 쟁쟁한 작사·작곡가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JYP 소속 아티스트 등의 행정적인 측면을 도와 이들이 음악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JYP는 국내에서 퍼블리싱을 빠르게 도입했어요. 특히 엔터 업계에서 퍼블리싱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곳은 몇 안 되죠. 단순히 곡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계약 관계로 예술가로서 대우를 해주는 거예요. 작가 성향을 분석해서 케어를 해주고, 데모까지 속속 파악하고 있죠."

이렇게 완성된 다양한 카탈로그는 아티스트의 음반 완성도와도 직결된다. 최근 평론가와 음악 팬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호평을 받고 있는 그룹 '엔믹스'의 미니 4집 '에프이쓰리오포: 포워드(FORWARD)'가 대표적이다. 사운드의 물성과 퍼포먼스의 화학적 시너지, '에프이쓰리오포' 3부작의 유기성의 방점 등 톺아볼 지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닌 음반이다.

"엔믹스의 이번 음반은 K팝 걸그룹이 '정말 높은 곳에 올라갔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요. 음악이 일단 완벽하기 때문에 대중성이 조금 가미되면, 이 팀의 가능성이 폭발할 겁니다."

YP의 시스템으로 제작된 일본 걸그룹이자 심 대표가 작가진으로 초창기부터 힘을 보탠 '니쥬' 역시 JYP 퍼블리싱의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니쥬는 도쿄돔 무대에 오르는 등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니쥬를 탄생시킨 JYP·소니 뮤직의 합작 서바이벌 '니지 프로젝트(Nizi Project)', JYP·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레이블 리퍼블릭레코드가 손잡고 진행한 글로벌 프로젝트 'A2K'로 결성된 한미 합작 걸그룹 '비춰(VCHA)', JYP의 라틴 법인인 'JYP 라틴 아메리카'의 오디션 'L2K'(LatinAmerica2Korea) 등은 K팝의 또 다른 수출 형태들이다.

"니지 프로젝트, A2K 그리고 곧 진행할 'L2K'까지 박진영 씨가 멤버들 뽑는 건 물론 앨범 전체까지 세세하게 관여를 하셔서 결과물을 낼 수 있었어요. 보이그룹 '넥스지'까지 나온 '니지 프로젝트'도 성공적이지만, 이제 영미권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겁니다."

이렇게 국내외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심 대표의 작곡 스타일도 변했다.

그는 "예전엔 정말 감성으로 곡을 썼다면 지금은 다양한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보니 전략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거의 기술자가 된 거 같다는 느낌도 든다"고 했다.

그런데 예술가의 궁극은 기술이다. 거장 미술가가 자신의 스타일로 구축한 화풍이 범접할 수 없는 예술이 되는 것처럼. 여기에 심 대표처럼 행정력까지 예술가들이 겸비하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휴머니티도 스며들게 된다.

"대표가 된 이후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어요. 작가로 활동할 때 실무진들한테 했던 말들을 돌아보는데 약간 아찔할 때가 있더라고요. 직원분들한테 사과를 하기도 했죠."

JYP퍼블리싱 내부를 이렇게 단단히 다져가고 있는 심 대표는 이번 송캠프를 통해 외연도 확장한다.

그간 교류가 적긴 했지만, 프랑스는 심 대표가 궁금증을 가져온 나라다. 슈게이징, 드림팝, 일렉트로니카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사운드의 프랑스 의 안토니 곤잘레즈의 1인 밴드 'M83'의 '고!(Go!)'는 심 대표의 인생 노래 다섯 곡 중 하나다.

"이런 점들을 생각했을 때 프랑스는 분명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의 흐름을 갖고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요. 협업을 했을 때 어떤 게 나올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도 좋지만 양국의 유행하는 음악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저는 우고라는 분과 작업을 하는데, 고급진 성대에 따라올 수 없는 묘함이 있어요."

심 대표는 콘퍼런스에서 외국에서 보는 시선으로 K-팝에 대한 매력을 환기시키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짚었다.

"지금 K-팝 작가들은 빤하다고 여기지는 K-팝 작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생겼고 그게 추세인데 해외 작가들은 기존 K-팝 틀을 거꾸로 우리한테 가져와서 '프리에서 더 달려야지' 같은 말을 하세요. 그런 걸 조율하는 게 재밌고 새로운 지점이 만들어지기도 해요."

심 대표는 회사 일 조율하랴, 작곡 하랴 지금도 시간이 빠듯한데 새로운 것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다.

"안 해본 방식의 어떤 협업들을 이것저것 계속 트라이하고 있어요. '국내 우리끼리만 해보자. 소속 작가끼리만 해보자' 하기도 하고, 그간 협업하지 않았던 해외 작가와도 해보고. 국내 작가진으로만 이뤄진 송캠프 결과가 되게 잘 나왔는데 (JYP 신인 보이그룹인) 킥플립 앨범에 많이 수록됐고, 신작에도 많이 들어갈 거예요. 국내 작가진들과 합도 재밌더라고요."

JYP퍼블리싱의 곡들은 JYP 소속 아티스트들은 물론 비투비, 제로베이스원 같은 다른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주요곡도 담당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에서 구심력과 원심력이 계속 맞물리는 것이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 방면에서 선수인 심 대표와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 저런 방식을 지금 다 해보는 상황이라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작가들이 기꺼이 동참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결과치를 가장 잘 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는 상황이라 이것저것 계속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전국 휴대폰성지] 대한민국 TOP 성지들만 모았습니다.

YouTube Premium(유튜브 프리미엄) 월 4,500원 초특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