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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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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중단되면서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법원에선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으며,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세 명의 후보로 출마한 상황에서 선거인단에서 배제된 21명의 투표수는 적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 투표에 올라갈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법원은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8일 예정됐던 축구협회장 선거는 중단됐다.

축구협회도 곧바로 "협회장 선거일이 잠정 연기됨을 알려드린다"며 "추후 일정이 수립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정몽규 현 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상 기호순)이 출마했다.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는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축구 팬과 정치권의 비판에도 정 후보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법원의 이번 가처분 인용이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정 회장이 유력하다는 대세론이 앞서지만, 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법원이 지적한 부분을 해결한 뒤 새판을 짜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거란 전망도 있다.

정 후보의 대항마로 꼽힌 허 후보도 가처분 인용으로 오히려 불이익을 당한 위기에 놓였다.

1955년 1월13일생인 허 후보는 규정(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에 따라 재조정되는 선거일이 13일을 넘기면 출마할 수 없다.

허 후보 측에선 "기존에 등록된 후보이니 보존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으나, 선거운영위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이와 관련해 허 후보도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 향후 닥칠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했으나, 나이 제한에 걸리면 출마가 어렵다는 걸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허 후보의 출마가 무산되면 신문선 후보 측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 허 후보 캠프 측은 "모든 걸 열어뒀으나, 아직 단일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허 후보가 신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오히려 더 불리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잠정 연기된 선거가 언제 열릴지는 알 수 없다. 협회 선거운영위에서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다시 준비해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 후보가 지적한 선거인단 194명 모두 확보하려면 온라인 또는 사전 투표가 진행되거나, 프로 구단의 동계 전지훈련이 모두 마무리되는 2월에야 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에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선거와 관련해선 추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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