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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006010
[포토] 기자회견 하는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단체 팀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을 마치고 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얼음판에는 4년마다 광풍이 분다. 이른바 올림픽 바람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는 그냥 다른 스포츠 종목의 바람과 강도가 비슷했지만, 2014소치동계올림픽 때부터 태풍급으로 격상됐다.

그 첫번째는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꾼 안현수(36) 바람이었다. 그가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와 50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시작됐다. 그 때 갑자기 ‘안현수가 파벌싸움에 휘말려 러시아로 갔다’는 폭로가 나왔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광풍이 되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빙상팬들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을 ‘빙신연맹’이라고도 맹렬하게 비난했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청와대였다. 당시 박근혜대통령은 “러시아에 귀화한 안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뭔지 살펴야 한다”고 문체부에 지시했다. 그리고 “안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다음날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빙상연맹의 비리와 파벌문제,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방식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되짚어 볼 예정”이라고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해 8월24일 안현수를 직접 인터뷰했다. 러시아로 갔던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안현수가 러시아로 떠난 데는 부상에 따른 경기력 저하와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안현수는 “파벌문제와 특정인의 전횡으로 러시아로 귀화한 게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조사 때 밝혀졌지만, 당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는 이규혁, 송석우, 이진성 등 빙상 선수출신들이 다수 관련되어 있다. 다수가 최순실과 밀접한 관계였던 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 조사, 처벌 등의 청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번째 바람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다. 대회 개막 직전 조재범코치의 폭행사건이 터졌고, 이어 ‘노선영 왕따사건’이 나왔다. 당시 ‘김보름을 국가대표에서 제명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60만을 넘겼다. 그런데 김보름은 최근 오히려 자신이 선배인 노선영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백철기 전 빙상국가대표팀 감독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힘들어 했다. 그때는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서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았고,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었다”고 했다.

이런 바람이 부는 이유는 개혁을 위한 게 아니라 비주류가 주류를 몰아내는 저급한 파벌싸움 때문이었다. 이러한 갈등은 언론플레이가 모자라 정치권을 끌어 들이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최근 빙상계에서 있었던 갈등의 배후에는 ‘젊은빙상인연대’가 있다. 소수의 구성원 뿐인 이 단체는 국회를 비롯한 권력단체를 오가면서 소문을 남발했다. ‘젊은빙상인연대’를 도왔던 박지훈변호사는 최근 본지에 “목표가 불분명하고 제각각 이해관계가 달랐다. 이용만 당했다”고 폭로했다.

잠잠했던 빙상의 갈등이 재현되는 조짐이다. 노선영의 대리인은 첫 변론기일이 열린 20일 “김보름이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는지, 연맹이 원고 이름을 빌린 건지 모르겠다”는 주장을 했다. 삼성이 떠나고 난 뒤 대한빙상연맹은 2년 반의 관리단체를 거쳤다. 최근에서야 새 회장에 윤홍근 BBQ회장이 추대 되면서 아직 이사진 선임도 안된 상태다.

대한빙상연맹은 노선영의 대리인에게 “앞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발언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명예를 실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은 이제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에는 또 무슨 바람이 불어올까? 이제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대한빙상연맹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그리고 잘못 끼워진 첫 단추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는 게 뜻있는 체육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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