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강백호·5번 황재균…KT 이강철 감독, 타순 대폭 수정[준PO]

[수원=뉴시스] 김희준 기자 =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3차전에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확 달라진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KT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지는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3차전 선발 라인업을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정준영(좌익수)으로 구성했다.

이 감독은 사실상의 가을야구 시작이었던 5위 결정전부터 준PO 2차전에 이르기까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았다.

준PO 2차전에서는 김민혁(좌익수)~로하스(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5위 결정전부터 와일드카드(WC) 결정 1~2차전, 준PO 1차전까지 모두 승리로 장식했던 KT는 지난 6일 벌어진 준PO 2차전에서는 2-7로 패배, 연승이 끊겼다.

하루 휴식을 취하고 운명의 3차전에 나서는 이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타순에 대폭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리드오프로 나서던 김민혁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감기 몸살 증세가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좋지 않아 뺐다. 대타 출전도 아직까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 준PO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렸던 강백호는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순은 4번에서 2번으로 변경됐다.

이 감독은 "강백호를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1번까지 타순을 옮기면 조금 그럴 것 같았다"며 "1번 타자로 뛴 경험이 있는 로하스를 1번 타자로 기용하고, 강백호를 2번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이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것과 정준영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정준영은 이번 준PO 들어 처음 경기에 나선다.

이 감독은 "오재일이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다. 문상철에게 조금 휴식을 주려고 바꿨다"며 "정준영은 수비도 잘하지만 타격 쪽에서 괜찮은 선수다. 경기를 많이 뛰었고, 주전도 많이 나갔다. 천성호도 고려했지만 중요한 경기라 수비에 더 무게를 뒀다"고 전했다.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는 황재균도 타순이 5번까지 올라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준PO 1차전에서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황재균은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날렸다. 공교롭게도 이혼 소식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타격감이 살아난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뭐가 나온 뒤로는 스윙이 달라졌다. 편하게 타석에 임하는 느낌"이라며 "타격코치도 좋게 보더라"고 했다.

KT는 준PO 2차전에서 LG의 '뛰는 야구'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특히 3회에만 도루 3개를 헌납했다. 준PO 한 이닝 최다 도루 신기록이었다.

이 감독은 "누가 출루하든 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발진에 좌완 투수가 1명 뿐인 우리 팀에 힘든 상대다"며 "투수코치가 투수들에게 잡으려고 견제하기보다 템포를 조절하라고 전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5전3선승제의 준PO에서 3차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승 1패로 맞선 상황은 6차례 나왔는데, 모두 3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살얼음판을 걸으며 쉼없이 달리던 KT는 전날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또 원정 경기만 치르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경기에 나선다.

"지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안 떨어졌더라"고 농담한 이 감독은 "정말 오랜만의 휴식이었다. 오늘 타격 훈련을 보니 전반적으로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며 "야구가 끝날 줄 알았는데 홈에서 다시 포스트시즌 경기를 하게 됐다. 팬들과 함께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3차전 승리 팀이 시리즈를 이길 확률이 높다고들 한다.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1차전 선발이었던 고영표의 불펜 대기는 없을 전망이다. 이 감독은 "오늘은 힘들고 내일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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