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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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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리세이모 이라나이 운메이니 가케타이 론리 론리(理性も要らない運命に賭けたい論理 論理)(이성조차 필요없는 운명에 걸고 싶은 논리, 논리)"('운명에 걸고 싶은 논리(運命に賭けたい論理)' 중)
11월8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 2전시상. 국내에서 열린 첫 대규모 J팝 축제인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 첫 날 라인업에 포함된 일본 걸즈 밴드 '도게나시 도게아리(TOGENASHI TOGEARI·토게나시 토게아리·토게토게)'의 무대는 올해 국내 대중음악계 현상을 집약한 명장면 중 하나였다.
J팝 붐과 밴드 신드롬, 두 정서들이 뒤엉켜 열정을 뿜어낸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우렁차게 떼창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엔 청춘의 열망, 세상의 답답함에 대한 저항의 에너지가 넘실댔다.
'킹 누', '오피셜히게단디즘' 같은 일본의 걸출한 밴드들이 올해 잇따라 내한공연한 가운데 이 행렬에서 감성 록 밴드 도게나시 도게아리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일본 애니메이션, 밴드 신에 대한 정체성의 실험이기 때문이다. 가상의 밴드가 현실의 밴드가 되면서 생기는 벅차오름을 간직하고 있다.
1990년대 '오아시스'와 함께 브릿팝의 부흥기를 이끈 '블러'의 프런트맨인 데이먼 알반과 만화가 제이미 휴렛이 만든 캐릭터를 내세워 만든 가상의 4인조 혼성 슈퍼밴드 '고릴라즈'가 연상되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통한 오리지널리티로 차별화를 빚어낸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걸즈 밴드 크라이(GIRLS BAND CRY)' 주인공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시로 상경한 '이세리 니나'가 '카와라기 모모카', '아와 스바루', '에비즈카 토모', '루파'와 만나 팀을 결성하는 과정을 그렸다.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애니메이션 속 밴드이자 현실 밴드다. '걸즈 록 오디션(Girls Rock Audition)'을 통해 선발된 리나(보컬), 유리(기타), 미레이(드럼), 나츠(키보드), 슈리(베이스) 등 5인조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디션 당시 밴드 연주뿐 아니라 성우 능력도 검증 받았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함께 연기한다. 말 그대로 3D 현실, 2D 애니메이션을 오간다.
현실의 멤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렇게 양쪽에서 모두 성장하는 서사를 보여주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걸밴드의 입체성을 보여준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곧 J팝, 밴드 신의 넓이다. 다음은 다섯 멤버들과 서면으로 주고 받은 일문일답.
-지난달 열린 J팝 음악축제 '원더리벳'이 당신들의 첫 내한공연이었습니다. 환호가 가장 큰 무대 중 하나였는데 다섯 분은 이번 내한이 어땠나요? 팬들이 호응을 하고 있다고 느껴진 지점이 어느 대목이었습니까?
"도게나시 도게아리에게는 물론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우선 입국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것부터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우리 순서가 되자마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큰 환호를 보내주셔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라이브와 달리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신선했고, 언어도 다르지만 가사를 큰 소리로 잘 따라 불러주시는 것이 잘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리나)
-이번 첫 내한공연의 세트리스트 구성에서 가장 신경을 쓰신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공연은 첫 해외 공연이라서 애니메이션의 극중 곡을 가득 채운, 애니메이션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 꽂히는 세트리스트로 구성했습니다. 그 밖에도 '론리 페이트 투 비 데스티니드(Lonely fate to be destined·運命に賭けたい論理(운명에 걸고 싶은 논리))'라는 공연장 전체가 흥겨워할 수 있는 곡도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토게나시토게아리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유리)
-실력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뛰어나 놀랐습니다. 평소 합주 연습은 얼마나 하나요? 라이브 무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밴드 연습은 일주일에 2~3번, 한 번 5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무대에서는 체력적인 부분도 신경 쓰고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슈리)
-밴드 멤버와 성우,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어려움은 없나요? 오디션도 밴드와 성우를 겸했다고 하던데 오디션 준비가 더더욱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활동을 위해 히로시마에서 도쿄로 이사를 왔어요. 도쿄에 온 지 3개월도 안 돼서 녹음과 성우 연기 지도를 시작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때는 바쁘다고 외쳤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정말 생각할 것이 많아서 정신없이 바빴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 경험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것을 제 능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고 저는 좋아합니다."(리나)
-이런 특별한 활동 체제가 멤버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라이브에서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더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캐릭터가 저희에게도 라이벌이라고 할까, 전우 같은 느낌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밴드뿐만 아니라 성우로도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유리)
-멤버들이 각자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생각과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캐릭터와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이 서로 영향을 끼칠 거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제가 연기하는 루파는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친절하고, 조금은 신비로운 캐릭터예요. 저는 루파의 멤버들을 향한 애틋함과 다정다감한 면을 좋아하고,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요. 라이브 중 퍼포먼스 등에도 영향을 받고 있고, 다른 멤버들도 캐릭터의 움직임을 참고하고 있습니다."(슈리)
-앞서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라이벌이라는 표현을 하셨더라고요. 재밌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를 이 세계로 인도해준 존재이고, 함께 한 걸음씩 걸어온 존재이기 때문에 니나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스러움이 있지만, 저희를 알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애니메이션를 계기로 알게 된 분들이기 때문에, 라이브에 와주셨을 때 '어라? 니나들이 더 멋있네'라고 생각되지 않도록, 라이브 무대에서는 항상 니나들에게 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라이벌이 아닌, 서로를 높여주면서 함께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리나)
-아울러 밴드만 했더라면 발견하지 못할 새로운 능력들이 많이 깨달았다고 답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애니메이션과 융합된 리얼 밴드라서 애니메이션과 연계된 연출이나 의상,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다른 밴드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유리)
-곡 난이도도 상당히 높더라고요. 멤버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가장 어렵게 느껴진 곡이 어떤 곡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저는 '앤서 투 익스트림(Answer to Extreme)'이 특히 어려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격렬한 슬랩을 하는 게 처음이라 이 곡을 연습하기 시작했을 때 정말 이 곡을 라이브로 할 수 있을까… 조금 절망했었어요……"(슈리)
-이 밴드를 하면서 각자 늘어난 연주, 음악적 스킬이 있다면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기본적인 발성법부터 노래에 녹여내는 세세한 테크닉까지 스무 곡이 넘는 녹음을 통해 매번 성장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코드도 조금씩 익히고, 노래를 들을 때 노래뿐만 아니라 악기 소리도 잘 들을 수 있게 됐어요."(리나)
-각자 어릴 때 어떤 음악을 주로 들었나요? 혹시나 영향을 준 뮤지션이나 밴드가 있다면요.
"밴드를 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걸그룹을 좋아해서 자주 들었는데 아카이코엔이나 시샤모(SHISHAMO) 같은 아티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유리)
-'토게토게스러운'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라고요. '토케토게스러운'을 여러분들의 언어로 정의하자면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사는 것"
-밴드의 매력 중 하나는 각기 다른 개성이 하나로 뭉쳐진다는 것 같아요. 억지로 같아지는 게 아니라 개성이 각각 드러나면서 조화를 이룬다고 할까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밴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다른 멤버들이 눈에 띄는 부분은 돋보이게 하고, 제가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나가야죠! 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개성은 살리면서 너무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제 색깔을 내고 싶어요."(슈리)
-애니메이션과 밴드의 연주를 보면 정말 청춘이 생각납니다. 멤버들이 생각하는 청춘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청춘은 한자로 푸른 봄을 의미하는 한자 '청춘(青春)'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학교생활을 떠올리는데, 저는 집에서 노래만 부르던 중학교 시절도 어떤 의미에서는 청춘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몇 년이 지나서 돌이켜보면 청춘이었구나, 라고 느끼는 것도 많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양한 청춘이 있기 때문에 정의라기보다는 자신이 청춘이라고 생각하면 청춘인 것 같아요."(리나)
-지난 9월에 진행한 두 번째 원맨 라이브 콘서트가 글로벌로 생중계돼 큰 호응을 얻었어요. 이 콘서트는 멤버들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애니메이션 방영 후 첫 원맨라이브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저희를 알게 된 분들에게 실제 밴드로서 토게나시토게아리의 매력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느냐가 이번 라이브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했어요."(유리)
-11월2일에 세 번째 원맨 라이브를 했습니다. 이 공연이 같은 달 온라인 송출돼서 한국 팬들도 접했죠.
"세 번째 원맨 라이브는 애니메이션 속 밴드가 아닌 현실의 우리를 봐주자, 라는 내용이었어요! 라는 내용이었어요. 두 번째 원맨 라이브는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연출로 저도 루파50% 슈리50% 같은 느낌으로 했는데, 세 번째 원맨 라이브는 슈리200%!!!! 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난 세트리스트여서 멤버 전원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기세로 공연했습니다 !!!!!(슈리)
-단독 내한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이 정말 많습니다. 곧 다시 오실 거죠? 오신다면 어떤 공연을 하고 싶나요?
"거리도 가깝고, 또 빨리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번에는 페스티벌 출연이었지만, 원맨라이브라면 한국어를 더 공부해서 MC로 여러분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다음에 갈 때쯤이면 곡 수가 더 늘어났을 테니, 여러분과 함께 부를 수 있는 즐거운 곡을 세트리스트에 포함시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함께 노래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한국만의 라이브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리나)
-멤버들에게 각자 악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또 배우고 싶은 악기가 있나요?
"기타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지루해하는 성격이지만 기타는 고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유일한 취미이고, 쉬는 날에도 계속 들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연주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될 것 같아요."(유리)
-한국에도 밴드 포맷이 인기를 끌면서 악기를 배우거나 밴드를 하고 싶어하는 소녀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본인이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밴드에 도전하는 걸 주저하는 소녀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괜찮아요! 해보지 않으면 맞을지 안 맞을지 모르니까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악기마다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를 접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슈리)
-장수하는 여성 밴드는 극히 드문 거 같아요.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물론 장수하는 밴드를 꿈 꾸겠죠. 밴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밴드의 최종 목표는 저 혼자서 정할 수는 없지만, 물론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주로 젊은 세대가 사회 풍조에 저항하는 노래를 주로 부르고 있는데, 앞으로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면 어떤 밴드가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하죠."(리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11월8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 2전시상. 국내에서 열린 첫 대규모 J팝 축제인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 첫 날 라인업에 포함된 일본 걸즈 밴드 '도게나시 도게아리(TOGENASHI TOGEARI·토게나시 토게아리·토게토게)'의 무대는 올해 국내 대중음악계 현상을 집약한 명장면 중 하나였다.
J팝 붐과 밴드 신드롬, 두 정서들이 뒤엉켜 열정을 뿜어낸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우렁차게 떼창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엔 청춘의 열망, 세상의 답답함에 대한 저항의 에너지가 넘실댔다.
'킹 누', '오피셜히게단디즘' 같은 일본의 걸출한 밴드들이 올해 잇따라 내한공연한 가운데 이 행렬에서 감성 록 밴드 도게나시 도게아리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일본 애니메이션, 밴드 신에 대한 정체성의 실험이기 때문이다. 가상의 밴드가 현실의 밴드가 되면서 생기는 벅차오름을 간직하고 있다.
1990년대 '오아시스'와 함께 브릿팝의 부흥기를 이끈 '블러'의 프런트맨인 데이먼 알반과 만화가 제이미 휴렛이 만든 캐릭터를 내세워 만든 가상의 4인조 혼성 슈퍼밴드 '고릴라즈'가 연상되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통한 오리지널리티로 차별화를 빚어낸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걸즈 밴드 크라이(GIRLS BAND CRY)' 주인공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시로 상경한 '이세리 니나'가 '카와라기 모모카', '아와 스바루', '에비즈카 토모', '루파'와 만나 팀을 결성하는 과정을 그렸다.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애니메이션 속 밴드이자 현실 밴드다. '걸즈 록 오디션(Girls Rock Audition)'을 통해 선발된 리나(보컬), 유리(기타), 미레이(드럼), 나츠(키보드), 슈리(베이스) 등 5인조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디션 당시 밴드 연주뿐 아니라 성우 능력도 검증 받았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함께 연기한다. 말 그대로 3D 현실, 2D 애니메이션을 오간다.
현실의 멤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렇게 양쪽에서 모두 성장하는 서사를 보여주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걸밴드의 입체성을 보여준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곧 J팝, 밴드 신의 넓이다. 다음은 다섯 멤버들과 서면으로 주고 받은 일문일답.
-지난달 열린 J팝 음악축제 '원더리벳'이 당신들의 첫 내한공연이었습니다. 환호가 가장 큰 무대 중 하나였는데 다섯 분은 이번 내한이 어땠나요? 팬들이 호응을 하고 있다고 느껴진 지점이 어느 대목이었습니까?
"도게나시 도게아리에게는 물론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우선 입국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것부터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우리 순서가 되자마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큰 환호를 보내주셔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라이브와 달리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신선했고, 언어도 다르지만 가사를 큰 소리로 잘 따라 불러주시는 것이 잘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리나)
-이번 첫 내한공연의 세트리스트 구성에서 가장 신경을 쓰신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공연은 첫 해외 공연이라서 애니메이션의 극중 곡을 가득 채운, 애니메이션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 꽂히는 세트리스트로 구성했습니다. 그 밖에도 '론리 페이트 투 비 데스티니드(Lonely fate to be destined·運命に賭けたい論理(운명에 걸고 싶은 논리))'라는 공연장 전체가 흥겨워할 수 있는 곡도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토게나시토게아리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유리)
-실력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뛰어나 놀랐습니다. 평소 합주 연습은 얼마나 하나요? 라이브 무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밴드 연습은 일주일에 2~3번, 한 번 5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무대에서는 체력적인 부분도 신경 쓰고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슈리)
-밴드 멤버와 성우,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어려움은 없나요? 오디션도 밴드와 성우를 겸했다고 하던데 오디션 준비가 더더욱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활동을 위해 히로시마에서 도쿄로 이사를 왔어요. 도쿄에 온 지 3개월도 안 돼서 녹음과 성우 연기 지도를 시작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때는 바쁘다고 외쳤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정말 생각할 것이 많아서 정신없이 바빴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 경험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것을 제 능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고 저는 좋아합니다."(리나)
-이런 특별한 활동 체제가 멤버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라이브에서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더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캐릭터가 저희에게도 라이벌이라고 할까, 전우 같은 느낌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밴드뿐만 아니라 성우로도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유리)
-멤버들이 각자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생각과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캐릭터와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이 서로 영향을 끼칠 거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제가 연기하는 루파는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친절하고, 조금은 신비로운 캐릭터예요. 저는 루파의 멤버들을 향한 애틋함과 다정다감한 면을 좋아하고,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요. 라이브 중 퍼포먼스 등에도 영향을 받고 있고, 다른 멤버들도 캐릭터의 움직임을 참고하고 있습니다."(슈리)
-앞서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라이벌이라는 표현을 하셨더라고요. 재밌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를 이 세계로 인도해준 존재이고, 함께 한 걸음씩 걸어온 존재이기 때문에 니나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스러움이 있지만, 저희를 알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애니메이션를 계기로 알게 된 분들이기 때문에, 라이브에 와주셨을 때 '어라? 니나들이 더 멋있네'라고 생각되지 않도록, 라이브 무대에서는 항상 니나들에게 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라이벌이 아닌, 서로를 높여주면서 함께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리나)
-아울러 밴드만 했더라면 발견하지 못할 새로운 능력들이 많이 깨달았다고 답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애니메이션과 융합된 리얼 밴드라서 애니메이션과 연계된 연출이나 의상,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다른 밴드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유리)
-곡 난이도도 상당히 높더라고요. 멤버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가장 어렵게 느껴진 곡이 어떤 곡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저는 '앤서 투 익스트림(Answer to Extreme)'이 특히 어려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격렬한 슬랩을 하는 게 처음이라 이 곡을 연습하기 시작했을 때 정말 이 곡을 라이브로 할 수 있을까… 조금 절망했었어요……"(슈리)
-이 밴드를 하면서 각자 늘어난 연주, 음악적 스킬이 있다면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기본적인 발성법부터 노래에 녹여내는 세세한 테크닉까지 스무 곡이 넘는 녹음을 통해 매번 성장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코드도 조금씩 익히고, 노래를 들을 때 노래뿐만 아니라 악기 소리도 잘 들을 수 있게 됐어요."(리나)
-각자 어릴 때 어떤 음악을 주로 들었나요? 혹시나 영향을 준 뮤지션이나 밴드가 있다면요.
"밴드를 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걸그룹을 좋아해서 자주 들었는데 아카이코엔이나 시샤모(SHISHAMO) 같은 아티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유리)
-'토게토게스러운'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라고요. '토케토게스러운'을 여러분들의 언어로 정의하자면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사는 것"
-밴드의 매력 중 하나는 각기 다른 개성이 하나로 뭉쳐진다는 것 같아요. 억지로 같아지는 게 아니라 개성이 각각 드러나면서 조화를 이룬다고 할까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밴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다른 멤버들이 눈에 띄는 부분은 돋보이게 하고, 제가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나가야죠! 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개성은 살리면서 너무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제 색깔을 내고 싶어요."(슈리)
-애니메이션과 밴드의 연주를 보면 정말 청춘이 생각납니다. 멤버들이 생각하는 청춘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청춘은 한자로 푸른 봄을 의미하는 한자 '청춘(青春)'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학교생활을 떠올리는데, 저는 집에서 노래만 부르던 중학교 시절도 어떤 의미에서는 청춘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몇 년이 지나서 돌이켜보면 청춘이었구나, 라고 느끼는 것도 많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양한 청춘이 있기 때문에 정의라기보다는 자신이 청춘이라고 생각하면 청춘인 것 같아요."(리나)
-지난 9월에 진행한 두 번째 원맨 라이브 콘서트가 글로벌로 생중계돼 큰 호응을 얻었어요. 이 콘서트는 멤버들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애니메이션 방영 후 첫 원맨라이브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저희를 알게 된 분들에게 실제 밴드로서 토게나시토게아리의 매력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느냐가 이번 라이브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했어요."(유리)
-11월2일에 세 번째 원맨 라이브를 했습니다. 이 공연이 같은 달 온라인 송출돼서 한국 팬들도 접했죠.
"세 번째 원맨 라이브는 애니메이션 속 밴드가 아닌 현실의 우리를 봐주자, 라는 내용이었어요! 라는 내용이었어요. 두 번째 원맨 라이브는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연출로 저도 루파50% 슈리50% 같은 느낌으로 했는데, 세 번째 원맨 라이브는 슈리200%!!!! 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난 세트리스트여서 멤버 전원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기세로 공연했습니다 !!!!!(슈리)
-단독 내한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이 정말 많습니다. 곧 다시 오실 거죠? 오신다면 어떤 공연을 하고 싶나요?
"거리도 가깝고, 또 빨리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번에는 페스티벌 출연이었지만, 원맨라이브라면 한국어를 더 공부해서 MC로 여러분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다음에 갈 때쯤이면 곡 수가 더 늘어났을 테니, 여러분과 함께 부를 수 있는 즐거운 곡을 세트리스트에 포함시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함께 노래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한국만의 라이브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리나)
-멤버들에게 각자 악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또 배우고 싶은 악기가 있나요?
"기타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지루해하는 성격이지만 기타는 고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유일한 취미이고, 쉬는 날에도 계속 들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연주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될 것 같아요."(유리)
-한국에도 밴드 포맷이 인기를 끌면서 악기를 배우거나 밴드를 하고 싶어하는 소녀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본인이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밴드에 도전하는 걸 주저하는 소녀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괜찮아요! 해보지 않으면 맞을지 안 맞을지 모르니까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악기마다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를 접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슈리)
-장수하는 여성 밴드는 극히 드문 거 같아요.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물론 장수하는 밴드를 꿈 꾸겠죠. 밴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밴드의 최종 목표는 저 혼자서 정할 수는 없지만, 물론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도게나시 도게아리는 주로 젊은 세대가 사회 풍조에 저항하는 노래를 주로 부르고 있는데, 앞으로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면 어떤 밴드가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하죠."(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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