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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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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수장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기술 판매 제한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2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블룸버그 테크 서밋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푸케 CEO는 "지정학적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동맹국에 더 많은 제한을 요구하는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중국의 초점은 주류 반도체에 맞춰져 있다"며 ASML과 중국 간의 사업은 인공지능(AI) 등 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성이 낮은 '성숙한 기술'(오래 사용돼 온 기술)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네덜란드와 유럽에 무엇이 옳은지다"며 "이에 대해 EU 정상들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한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조치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의 다른 기술제조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함 셈이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최첨단 칩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회사다.

이 장비는 EUV 빛을 사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복잡한 패턴을 만드는 반도체 제조과정 핵심 설비로, 회로의 패턴이 복잡해질수록 노광장비 기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ASML의 대중국 수출 금액은 올 2분기 23억 유로(3조4700억원)로 전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ASML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14~18%였으나, 지난해엔 28%로 뛰어올랐고 올해 1~3분기에는 평균 48%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이 ASML 같은 업체로부터 장비 구매는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유지 보수 등을 받지 못하도록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여가자, ASML은 매출액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실제 ASML은 지난 15일 내년 순매출 예상치를 326억~381억 달러(44조7011억~52조2427억원)로 전망한 3분기 기업 실적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기존 전망치의 최하단 수준이다.

3분기 주문을 나타내는 순예약 매출은 28억 달러(약 3조8393억원)로, 시장 전망치인 6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특히 이 기업 실적 보고서는 당초 16일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오류로 하루 이른 15일에 공개됐다. 이후 ASML은 하루 만에 529억9000만 달러(약 72조6598억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미국은 2022년 말 중국에 대한 핵심 칩 및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전면 도입하고, 동맹국들에 이를 따르도록 압력을 가한 바 있다.

특히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노광장비 독점 생산 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를 향해서도 수출 규제 강화 압박을 높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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