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 문제 없다"던 KIA 이범호 감독 "볼넷보다는 홈런이 낫다"[KS]

[대구=뉴시스] 김희준 문채현 기자 =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반격을 허용한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이 상대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를 공략하지 못한 것을 주요 패인으로 꼽았다.

홈런을 4방이나 허용했지만, "괜찮다"고 잘라 말했다.

KIA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3차전에서 삼성에 2-4로 졌다.

안방에서 열린 KS 1, 2차전을 모두 잡으며 시리즈 주도권을 잡았던 KIA는 3차전을 내주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KIA 투수진은 '홈런 공장'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타선의 대포를 봉쇄하지 못했다. 솔로 홈런만 4방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특히 서스펜디드 선언됐다가 23일 재개된 KS 1차전에서 6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를 넘기며 히어로로 떠올랐던 전상현이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7회말 등판한 전상현은 김헌곤, 박병호에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은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모두 초구를 공략당해 홈런을 맞는 바람에 투구수가 단 2개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솔로 홈런을 맞는 것은 문제 없다"고 말했던 이 감독은 경기 후에도 "4점을 준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다 두려워하면 경기를 못 한다"며 "볼넷으로 점수를 주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패인은 투수들이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이 아니라 타자들이 레예스를 공략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레예스는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5피안타 1사사구 1실점(비자책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레예스 공략에 애를 먹은 KIA 타선은 2회초와 5회초 1사 1, 2루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감독은 "레예스를 최소 5, 6회에 내렸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와는 반대로 체인지업을 위주로 한 볼배합을 했다"며 "이를 공략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홈런 두 방을 허용한 전상현에 대해 이 감독은 "전상현이 첫 경기에 워낙 잘했다. 그런데 오늘은 구속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이 부분을 체크해봐야 한다"며 "마무리 앞에 나올 투수 중에선 전상현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 잘 체크하고, 어떤 타이밍에 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KIA 선발 투수 에릭 라우어는 5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솔로포 두 방에 2실점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라우어는 KS 첫 등판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이 감독은 "라우어는 잘 던졌다. 5이닝 동안 2~3점 정도 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한대로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KIA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박찬호가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KS 1~2차전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박찬호는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 감독은 "박찬호가 1, 2차전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오늘 안타가 나왔다. 분위기가 반전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KIA는 9회초 2사 만루의 역전 찬스를 일궜지만, 박찬호가 3루수 땅볼을 치면서 만회점을 내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박찬호의 타구가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좋았을텐데 파울이 됐다. 운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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