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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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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현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대항마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삼파전'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축구협회장이 뭐길래 정몽규 회장은 연임을 놓지 못하고, 허정무와 신문선 후보까지 뛰어든 것일까.

한국 축구의 수장인 축구협회장은 빛나는 감투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축구 외교'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다.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힌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지구촌 축제'로 불린다.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월드컵은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며, FIFA는 그런 축구 산업을 주무르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2013년 처음 축구협회장에 오른 뒤 3회 연속 한국 축구 수장을 맡아온 정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비판에도 4선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본인은 지난 12년간 자신이 해온 일들을 내려놓는 게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만큼 쉽게 내려놓지 못할 만큼 축구협회장이 주는 혜택도 적지 않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한 국내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를 한국 축구의 수장 정도만 생각하지만, FIFA가 진행하는 월드컵을 포함한 모든 국제적인 행사에 축구협회장 자리로 가면 그 의전은 사실상 거의 대통령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에 가면 축구협회 회장 아니면 축구팀 구단주 이런 명함이 박혀 있으면 활동하거나 비즈니스 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대 가문에서 해온 것이라 놓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건 사업적인 이득 이해와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FIFA 부회장까지 오르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처럼 그동안 FIFA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고, 2017년부터 2년간 FIFA 평의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도 정 회장이 클린스만의 국제 축구계 인맥을 활용해 다시 FIFA 핵심부에 들어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서호정 축구전문 기자도 "축구협회장은 한국 축구계 수장으로서 협회뿐만 아니라 산하 단체에 대한 예산 책정 권한으로 사실상 전체 통제가 가능한 힘을 가졌다"며 "축구협회 자체 예산으로만 약 1300억원이고,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1500억원의 거대 자금을 쓸 수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또 "축구협회장이 되면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러 직위에 도전할 수 있어 외교관 이상의 명예와 대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천억 원을 다루는 축구협회인 만큼, 협회장의 보수도 억대에 달한다.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의 경우 축구협회장에 오른 뒤 비상근직 '무보수' 경영을 해왔으나, 허정무 전 감독과 신문선 교수는 당선되면 상근직으로 연봉을 받고 일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축구협회장 중 월급을 받은 건 조중연 전 회장이 유일하다.

2009년 제51대 수장에 올랐던 조 전 회장은 첫 해 당시 연봉으로 1억32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차기 회장 연봉은 몇 배가 될 전망이다.

27일 선거 공약을 발표한 신문선 후보는 "일하면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일하는 회장인데 노동의 대가를 고민 안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라며 "사업 수익에 대한 평가로서 검증받고, 거기에 맞는 노동 대가를 받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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