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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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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잘 맞는다는 표현보다는 절 믿어준다는 말이 더 적당한 것 같아요."

배우 김선호(38)에게 박훈정 감독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연출가일 게다. 몇 해 전 그가 사생활 스캔들로 각종 영화·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됐을 때, 끝까지 김선호를 안고 가 빠른 재기를 도운 게 바로 박 감독이었다. 그때 두 사람이 함께한 영화가 '귀공자'(2023)였다. 이 작품은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김선호가 얼마나 매력 있는 배우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는 '귀공자'로 부일영화상과 대종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런 인연이 영향을 준 건지 '귀공자' 이후 김선호는 또 한 번 박 감독 손을 잡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8월14일 공개)이다. 두 작품을 연속으로 같은 감독과 하는 건 흔치 않은 일.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박 감독이 내놓는 영화들이 대개 그러하듯 갈리고 있다. 다만 김선호와 박 감독이 꽤 잘 맞는 조합이라는 데는 이번에도 이견이 없는 듯하다. 게다가 김선호는 두 작품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하면서도 박 감독 특유의 작품 세계에 어떤 이물감도 없이 녹아드는 연기를 보여준다. '귀공자'에서 만면에 웃음을 띈 채 강렬한 액션을 통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 김선호는 '폭군'에선 표정 변화 없이 극도로 차분히 가라앉아 있다. 연기 호평에 김선호는 "감독님이 믿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브런치 먹는 장면이 있잖아요. 감독님이 더 재밌게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웃기라는 게 아니라 더 풍부하게 연기해보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럴 때 감독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세요. '해봐. 넌 할 수 있으니까.' 그 믿음 하에서 전 자심감을 얻어서 연기하는 겁니다. 제 캐릭터에 자부심이 생기고요."

'폭군'은 이른바 '슈퍼 아미'를 만들어내는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세력이 쫓고 쫓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누아르물이다. 김선호는 슈퍼 아미 프로젝트 담당자인 '최 국장'을 맡았다. 최 국장은 이 계획에 자신의 모든 걸 건 인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대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차갑고 말수가 적고 움직임도 크지 않으며 대신 거리낌 없다. 김선호는 "야외에서 찍은 장면이 한 장면 정도 있습니다. 대부분 실내에서 앉아서 찍었죠. 극도로 정적인 상태에서 최 국장의 내면을 미묘하게 보여줘야 했습니다. 제가 해본 적이 없는 연기였어요."


그는 "이런 역할을 맡는 게 두려웠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멈춰 있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쎄요. 제가 '귀공자' '폭군'과 같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을 하면서 성장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알게 된 건 있습니다. 때로 입 밖으로 말을 내뱉는 것보다 침묵할 때 더 힘 있는 연기가 나온다는 겁니다. 침묵의 무게감을 알게 됐어요. 이런 연기를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활용해나갈지 더 공부하고 발전시키는 게 제 몫일 겁니다."

김선호는 '폭군'에 관해 얘기하며 연기를 향한 열정과 욕심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최 국장을 연기하기 위해 박 감독이 요구하지도 않은 감량에 나섰던 것이나 현장에서 차승원·김강우 등 선배 배우들과 연기에 관해 대화한 것들, 또 평소 동료 배우들과 카페에 앉아 연기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게 일상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으면 그가 얼마나 자기 일을 사랑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김선호는 "특별한 취미가 없다"며 "대본 보고, 현장 나가고, 연기에 관한 애기를 하고, 연기가 잘 안 풀려서 좌절했다가 또 어떤 날은 연기가 잘 된 것 같아서 기분 좋아지는 걸 반복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전 타고난 게 많지 않은 배우입니다. 연기 못한다는 얘기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나마 제 멱살을 끌고 와서 지금처럼 배우로서 살게해준 게 연기에 대한 욕심입니다. 연기가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게 재밌어요. 욕심이 강박처럼 자리한 것 같기도 하고요. 답이 없는 일이다 보니까 어떻게든 욕심을 내야 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폭군' 이후에도 김선호는 줄줄이 차기작이 대기 중이다. 로맨스물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 스릴러물 '현혹', 김지운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추리물 '망내인' 등이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다시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것이다. "다시 일하고 싶다는 말엔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겁니다. 일단 현장에 있는 누구와도 잘 어우러지는 배우라는 얘기일 거고요. 인간적인 매력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매력도 충분한 연기자라는 얘기일 거예요. 최소한 아직까진 그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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