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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013031




[포토]GS칼텍스에 완패한 흥국생명, 무거운 발걸음
고개 숙인 선수들. 스포츠 폭력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흥국생명 선수들이 GS칼텍스에 패한 뒤 코트를 떠나고있다.2021. 2. 5.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1970년대 고교시절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배구부가 있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실내체육관도 있었다. 여자배구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여서 국가대표팀이 가끔 훈련을 위해 학교에 등장했다. 게다가 지금은 역사의 흔적이 됐지만, 대우실업여자배구팀도 거의 매일 우리학교에서 연습을 했기에 틈만 나면 나는 체육관을 기웃거렸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충격적인 모습을 지켜 봤다. 훈련 도중 선수들의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손에 들고 있던 나무 막대로 여자선수의 엉덩이를 때렸다. 그것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그는 공으로 여자 선수 얼굴을 강타했다. 얻어 맞은 여자 선수의 얼굴은 금새 벌겋게 달아 올랐다. 그 장면을 목격한 뒤 나의 체육관 방문은 중단됐다. 여자배구 경기를 관전하지 않으려는 트라우마가 됐다.

시간이 흘러 스포츠기자가 되고 나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스포츠계의 폭력을 고발했다. 40년 전의 기억이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사실을 접했다. 지난 9월 성남시 쇼트트랙 코치의 구타사건을 기사화 하고 난 뒤 탄천실내링크에서 운동을 함께 하는 학부형들의 집단 행동이 있었다. ‘그 기사가 틀린 것이니 정정을 해달라’는 항의 서명에 코치에게 얻어 맞은 선수와 부모의 이름이 있었다.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무엇을 위해 내 자식을 때려도 눈을 감는 걸까 하는 의문은 아직도 남아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다보니 나는 아들을 국가대표선수(아이스하키)로 키웠다. 다행인 것은 아들이 얻어 맞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성남시 쇼트트랙 구타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가을 국회 국정감사 때 여당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 나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 만난 성남시청 쇼트트랙팀 감독은 “조사를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아무런 결과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국회의원실에 고소 고발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했다. 보좌관은 “국정감사가 끝났으니 곧 고소 고발을 할 예정”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아이 때려서라도 훌륭한 선수 만들어 달라”는 부모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전문선수를 지향하다보니 자식이 얻어 맞는데도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타협을 하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문제가 제기된다.

학교폭력 사건으로 배구계가 뒤집어졌다. 이번 사건도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계 혁신을 위해 2014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만들었다. 폭력(성폭력), 조직사유화, 횡령 및 배임,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등 스포츠계의 4대 비리를 없애기 위해 설치했던 기구다. 검사와 경찰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1년 여 운영을 하다가 사라졌다.

폭력이 발생했던 그 때 배구에서 문제가 제기됐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스포츠의 역사는 일제시대에서야 시작됐다. 1900년대 초의 구한말 고종이 테니스를 치는 선교사를 보고 “저렇게 힘든 일은 머슴이나 시키지”라고 했다는 말이 과거 우리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일본의 영향이 컸다. 역사가 오랜 스포츠일수록 일본 군국주의식 강한 훈련과 인권유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폭력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모대학 농구감독이 선수를 때려 사회문제가 된 후 영구제명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에서도 국가대표코치가 선수를 때려 형사처벌됐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고발정신이 부족하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당장의 피해가 두려워 불의에 대항하지 못한다면 개혁과 혁신은 없다.

나쁜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에겐 좀 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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