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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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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생애 첫 완봉승은 돌아가신 아버지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LG 트윈스의 베테랑 우완 투수 임찬규가 2025시즌 첫 등판에서 완봉승을 수확한 뒤 하늘로 떠나보낸 아버지부터 떠올렸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임찬규는 9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작성하고 생애 첫 완봉승을 따낸 뒤 "직관을 온 친누나와 엄마가 생각났다. 생애 첫 완봉승을 보시지 못한 아버지가 많이 떠올랐다"며 "오늘 완봉은 돌아가신 아버지께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찬규는 이날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9이닝 동안 한화 타선에 안타 2개, 볼넷 2개만 내줬다.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이면서 100개의 공을 9이닝을 버텼다.

임찬규는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던지며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구속은 시속 145㎞로 빠르지 않았지만, 정교한 제구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개막 이후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 타선은 임찬규의 칼날 제구에 속수무책이었다.

임찬규의 호투를 앞장세운 LG는 한화를 4-0으로 제압했고,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임찬규는 프로 15년차에 처음으로 완봉승을 품에 안았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완투승을 거둔 적도 없었다.

뜻깊은 완봉승을 따낸 뒤 임찬규가 떠올린 것은 2021년 5월 하늘로 떠나보낸 아버지였다.

임찬규는 동료들의 모습도 함께 떠올렸다. 함께 완봉승을 합작한 포수 박동원과 세리머니를 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임찬규는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서 (박)동원이 형과 마주보고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타구를 잡아 1루에 던지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1루수인)오스틴 딘이 격렬하게 축하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2025시즌을 어느 때보다 힘차게 출발한 임찬규는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지다보니 결과가 좋았다.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완봉승을 해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평생 간직할 추억이다. 팬 분들에게 시즌 첫 등판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뜻깊다"고 전했다.

임찬규는 8회까지 투구수가 87개에 불과해 완봉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웟다.

9회 선두타자 김태연에 공 1개를 던져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임찬규는 문현빈을 9구 승부 끝에 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그는 엄청난 순발력을 발휘해 문현빈의 타구를 직접 처리했다.

임찬규는 플로리얼의 내야 땅볼 타구도 직접 잡아 1루에 송구, 완봉승을 완성했다.

임찬규는 "8회가 끝난 뒤 감독님이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텐데 어떻게 하겠냐'고 물으셨고, 도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감독님이 허락해주셨을 때 심장이 뛰더라"며 "더 긴장이 됐다.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감정을 누르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9회에 마운드에 올라서는 다른 감정이 들었다. 팬들이 공 하나 던질 때마다 연호해주시는 소리가 들려서 도파민도 올라가는 기분이었다"며 "뒤에 불펜 투수들이 준비하고 있어서 부담없이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던졌다"고 돌아봤다.

임찬규는 "9회에는 공이 나에게 날아오면 다 잡아내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몸이라도 대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타구를 다 잡아내서 좋았다"며 "9회에는 타구 코스가 좋아 내가 다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날 컨디션이 최고조가 아니었다는 것이 임찬규의 말이다. 경기를 이어가면서도 완봉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찬규는 "늘 하던대로 완급 조절에 집중했는데, 처음에 팔을 풀 때 좋지가 않았다. '공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지 않아서 코치님께 장난으로 '준비 좀 시켜달라'는 말도 했다"며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9회에 올라가서도 완봉승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 하나씩 열심히 던지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찬규는 '늦게 핀 꽃'에 가깝다. 1군에서 확고하게 입지를 굳히지 못하던 임찬규는 30대에 접어든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2023년 국내 투수 중 최다인 14승을 거두고 지난해 10승을 따내며 정상급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임찬규는 "사람마다 목표가 있지 않나. 어떤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상상을 할 때 행복해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좋은 기록에 행복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나는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쁘다. 그것이 항상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작년보다 작년, 작년보다 올해 조금씩 성장하고, 내년에 더 성장한 나를 상상하면 행복해서 그것을 목표로 달린다"며 "올 시즌에도 공 하나하나 포인트를 잡고, 생각하면서 던지겠다. 은퇴할 때까지 바뀌지 않는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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