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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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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58년 가수인생을 마무리한 가황(歌皇) 나훈아(78)가 마지막 무대에서까지 필마단창(匹馬單槍·한 필의 말과 한 자루의 창이란 뜻) 면모를 뽐냈다.
야성(野性)성은 나훈아의 전매특허 매력 중 하나다. 그는 콘서트 때마다 음악은 물론 사회, 정치 등 각종 이슈에 대해 성역이 없는 비판을 해왔다.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며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에겐 왼쪽, 오른쪽이 중요하지 않다. 양비론일 수 있지만 그만큼 그는 기대지도 않고 기댈 곳도 없다.
전국 투어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도시인 서울 공연 첫날인 지난 10일 무대에서 "왼쪽이 오른쪽을 못한다고 생XX을 하더라. 그러는 지들은 뭐 잘하나?"라고 직격한 것이 대표적 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정국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이후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그의 양비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그는 마지막 무대인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공연에서 오히려 수위를 높여 재반박했다. 다음은 해당 공연에서 나훈아가 남긴 말들을 그의 말투와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 정리했다.
공연 초반 자신은 절대 울지 않겠다고 공언한 나훈아는 국내에서는 '석별의 정'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팬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공연 초반 여섯 곡을 부른 뒤 공연을 찾아준 팬들에게 인사하면서 한 말
"날씨도 추운데 귀하신 시간을 내주신 여러분 정말 고맙고 저는 오늘 잘할 겁니다. 어제 오늘 제가 네 번 공연을 하고 다섯 번째 공연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고 ‘저것도 오래됐는데 저래하고도 오늘 소리가 나올란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제하고 오늘 1부 때까지 목을 풀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오늘 잘해야 되는 이유가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제 마지막 공연에 오셨습니다. 이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스태프들이 양쪽으로 줄을 쫙 서가지고 박수를 치는데 '느그들 이러면 내가 공연을 우째 하노' 하고 뭐라 하긴 했습니다마는 저는 절대 울지 않고 씩씩하게 더 신명나게 잘하겠습니다. 여러분 저는 처음으로 해보는 마지막 공연이라 기분이 어떨지 진짜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지방을 돌고 마지막에 서울로 와서 이 공연을 하는데 제가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마는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 좀 울컥울컥합니다마는 특히 우리 스태프 얘기할 때 제가 울컥울컥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연출을 하다 보니까 제가 무섭게 하거든요. 틀리면 '그러지 말아야지. 우리가 힘들게 잘해야 온 사람들이 꿈을 많이 가지고 간다. 그러니 우리가 힘들게 하자'고 하면서 힘들게 한 그런 것들이 막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그냥 막 울컥울컥합니다."
◆대통령 11번 바뀌는 동안 가수 활동을 해왔다는 말을 전하면서(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한 화면에 띄웠다.)
"어떻게 하면 한 장면으로 제가 오래 한 걸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을 한 게 이겁니다. 제가 대통령보다 절대 낫다는 얘기 아닙니다. 말이 그렇다는 얘기지요. 11명이 바뀔 때 저는 지금 계속하고 있다고 지금 어갓장을 부리는 느낌입니다. 그 긴 세월 동안에 무슨 일이 없었겠습니까? 별의별 일들이 다 많았지요. 거기다가 저는 역대 대통령들하고 좀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러니까 대통령쯤 되면은 '야 오라 해라' 이래 할 수 안 있습니까? '근데 나는 와 부르노' 그냥 그러니까 얘기가 안 되고 그러니까 내가 같잖은지 그냥 취급을 안 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오면서 별이 별 일이 진짜로 많았습니다. 목숨까지 위태로웠을 때도 있었어요. 제가 이걸 다 얘기하면 너무너무 오래 걸리니까…."
◆정치권의 '왼쪽 발언' 비판 관련 재반박
"(은퇴 투어 서울 공연) 첫날부터 제가 뭐라 얘기했지만, 또 시끄럽습니다. 우리끼리 한 얘기를 스파이처럼 기자들이 싹 들어와서 보고… 이거는 밖에 얘기하면 안 되거든요. 우리끼리 하는 얘기니께네. 그런데 저거 입맛에 맞게 막 쓰고 그니까는 맞는 말도 있고 저거 입맛에 맞추다 보니까 틀린 말도 있고 그러고 그 얘기를 했더니만은 또 나를 막 뭐라 해쌌습니다. 야당의 국회의원인지 뭔지 하고 '입 다물고' 그냥 뭐라 하고 그래 싸더라고요. 여러분 제 얘기를 들어보십시오. 여러분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아 그렇습니다. 인정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각이 있고 저는 제 생각이 있으니 '여러분 그 생각 존중합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겠는데, 저것들이 뭐라 하잖든가는. 잘 새겨들어요. 제가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뭐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니는 잘했나' 하고 중요한 것은 '니는 잘했나' 였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래 (오른쪽) 별로 잘한 거 없어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 얘기거든. 이걸 갖고 또 딴지를 걸고 앉아서 여러분 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십시오. 제가 속에 있는 얘기를 안 하고 댕겼습니다마는 제 속에 있는 얘기를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좀 해야겠어요. 국회의원인지 무슨 도지사인지 잘 들어요.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를 잘 들어야 되는데 여러분들 세계적으로 세계 역사를 보면 어느 나라든 정말 많은 나라들이 이유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동서가 갈라진 시절이 있었고, 그 나라의 남과 북이 갈라진 시절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멀리 갈 것도 없어 일본만 해도 그런 동과 서가 나눠진 시대 또 중국도 마찬가지고 소련도 마찬가지고 동남아시아 다 그랬습니다. 필리핀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하나 안 됐습니까 전부 하나입니다. 그런데 참 잘난 우주에서 보면 작은 나라가 반이 잘려 있어요. 이건 그냥 넘어가자 잘려 있으니까. 우짜노 할 수 없지 그런데 그것까지는 좋은데 선거할 때만 보소. 한쪽은 뻘겋고 한쪽은 퍼렇고. 이것들이 XX 짓을 하고 앉아 있는 거지. 여러분 안 그래도 작은 땅에 안 그래도 작은 땅에 이걸 나눠져 경상도가 어쩌니 전라도가 어쩌니 XX들을 하고 앉아 있어요. 여러분 저한테 시간을 주면 제가 우짜노 하모 경상도 출신은 전부 전라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전라도 출신은 전부 경상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차라리 그래라도 해서 동서화합이 돼야지요. 안 그래도 잘려 있는 나라에서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우리 후세들에게 우리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안 됩니다. 저것들 지네나 똑바로 하지 어따 대고 어른이 얘기하는데 XX 하고 앉아 있어. 잘 보십시오. 지금 갈라치기 하고 있는데 함부로 갈라치기는 안 됩니다. 어떻게 됐든 간에 제가 설명까지 안 했습니까. 우리 어머니가 옛날에 어릴 때 형하고 동생하고 싸우면 내하고 싸우면 이리 온나 캐갖고 걷으라 형이고 동생이고 할 것도 없이 둘이 똑같이 팹니다. 우리가 뭘 쥐고 있어야 되느냐 하면 우리 어머니가 옛날에 했듯이 회초리를 딱 숨가놓고 누구를 때릴지 절대 가르쳐주지 마요. 딱 갖고 있다가 요것들 무슨 일이 생길 때 우리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때 바로 그냥 회초리를 꺼내야 돼 그냥 패야합니다."
◆우리나라 국방·경제 문제 언급…언론 비판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터져도 아무 이상이 없을 만큼 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국방적으로 문제가 있는 나라인데 지금 하는 짓들을 보십시오. 우리는 믿고 뽑아주고 믿고 맡겨 놨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면 반은 그거 가지고 찌고 볶고 하더라도 반은 국방에 대해서 걱정해야지요. 지금 장군도 별 단 것들이 줄줄이 잡혀가고 앉아 있는데 어떤 군인은 질질 짜고 앉아서… 이런 것들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런 거는 언론이 생중계해서도 안 됩니다. 나중에 그냥 알려주는 식으로 하면 되지 이걸 좋다고…. 우리 한국의 언론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저끼리 싸움하는 거죠. 대한민국의 크기나 여러 가지로 봐서 언론이 이래 많은 나라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괜히 쓸데없는 지들이죠. 그다음에 지금 경제가 말이 아닙니다. 경제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경고를 합니다. 큰일 났습니다. 여러분이 조심조심 하고 있으면 언론들이 그걸 대서특필을 하고 언론들이 그걸 기획으로 해서 여러분들한테 '지금 경제가 이러니까 우리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는 걸 자꾸 얘기하고 해야 되는데 이것들은 싸움질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이게 되겠냐고 이게.
◆자살률·성형수술률·출산율 문제를 언급한 대목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1등이 세 가지가 있는데 여러분 이거 신경 써야죠. 이걸 신경 써야 합니다. 1등 1번은 자살률이 최고랍니다. 이거 안 됩니다. 언론사에서 이런 걸 다뤄야 합니다. '니는 죽으면 안 된다' '니 목숨 갖고 니 멋대로 하겠지만 절대 이기적으로 니가 죽으면 안 돼.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겠니? 너는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식으로 자꾸 기획해서 뭘 써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이런 걸 만들어야지요. 두 번째 성형수술이 1등이라고 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서 성형한 사람이 많을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성형하는 걸 나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하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해도 돼. 근데 1등은 와 하느냐 이거야. 이건 1등 안 해도 돼. 근데 1등입니다. 그다음에 여러분 잘 들으십시오. 정말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계속 이거 가지고 이벤트를 만들고 막 해야 하는데 안 하니까 외국의 사람들이 걱정해 들어봐. '한국 인구 감소가 유럽 흑사병 때보다 심하다'고 미 칼럼리스트가 경고했습니다. 여러분 한국에서 많이 다루지 않으니까 외국에서 걱정을 합니다. 게다가 출산율 더 떨어졌다는 소식 하나 더 비춰봐요. 얼마 전에 나온 거 '대한민국 3분의 2가 사라질 것' 여러분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아들이 아를 안 놓는다 카 이제 저들한테 말을 안 하니까 제가 작년부터 내라도 걱정해야 되겠다 싶어서 내 내라도 신경 써야 되겠다 하는 겁니다. 오는 분들한테 이걸 내가 얘기를 해야 되겠다 싶어서 혼자 고민을 하고 찾아봤어요. 이거 봐요. 칠십 네 살 먹은 할매가 인도 할매인데 아를 둘이나 낳았다니 쌍둥이. 여러분 다른 사람이 저래 아를 놓을 수 있다는 거는 우리도 놓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짜노. 아들이 아를 안 나으니 할머니인 우리라도 낳아야지. '나는 이제 나이도 많이 먹고 몸도 힘들고 해서 못 놓겠다' 하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청춘을 불러 드리려고 합니다. '청춘을 받으십시오. 청춘을 돌려다오.'"
◆은퇴를 결심한 이유와 과정을 밝힌 대목
"어려웠지만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결심이 저는 제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보셨으면 알지만 제 공연은 힘이 필요합니다. 그냥 노래 가만히 서서 부르고 끝나는 그런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이걸 내려놓는다는 생각을 어제 오늘 한 게 아니고 한 6년 전에 부산에서 공연을 끝나고 나오는데 팬 여러분들이 막 손을 흔들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손을 흔들었죠. 그중에서 머리가 흰 할머니가 손을 흔들길래 아이고 할머니 하면서 내가 손을 흔들었더니, 나보고 오빠라고 하시더라고요. 여러분 그때 저는 할배인 줄 알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안경도 안 쓰고 책을 읽죠, 신문을 보지요. 또 사람들을 만나질 않습니다. 혼자 있다 보니까 이런저런 얘기할 게 없다 보니까 나는 계속 할배가 아닌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 때문에 제가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바람에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 공연을 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모자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그때부터 시작이 됐는데 여러분 보시다시피 아직은 몇 년은 거뜬하게 합니다. 내가 그만두는 게 서운하나? 서운해? 그래서 그만두는 겁니다. 제가 그만두고 돌아가는 나한테 '잘 가라이' 하고 손 흔들면 얼마나 제가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힘이 남아 있을 때 그만 둬야죠. 그리고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게스트를 둬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후배들 한 몇 명 데려다가 노래 시키고 난 앉아서 물 한 잔 마시고 좀 쉬었다가 나오면 편하죠. 그런데 여러분이 누구를 보러 왔습니까? 저를 보러 왔지 않습니까? 여러분 저는 구름 위를 걸어 다녔습니다. 왜냐하면, 스타니까요? 스타니까 구름을 걸어 다녀요. 땅바닥에 안 걸어댕기고 별답게 하늘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를 먹었습니다. 근데 그게 쉬운 것 같아도 참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땅에 걸어댕길 겁니다."
◆마지막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여러분 집에 가시거든 아드님 따님들에게 정말 정말 제가 미안하고 고맙고 애썼다고 꼭 전해주십시오. 저도 안 해본 거 해보고 안 먹어 본 거 먹어 보고 안 가본 데 가보고 할렵니다.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게 장 서는 날 가서 막걸리하고 빈대떡 먹는 거예요. 구름 위에서 살다 보니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마이크는 저의 몸과 같은 제 분신과 같은 마이크입니다. 여러분 이제 저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야성(野性)성은 나훈아의 전매특허 매력 중 하나다. 그는 콘서트 때마다 음악은 물론 사회, 정치 등 각종 이슈에 대해 성역이 없는 비판을 해왔다.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며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에겐 왼쪽, 오른쪽이 중요하지 않다. 양비론일 수 있지만 그만큼 그는 기대지도 않고 기댈 곳도 없다.
전국 투어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도시인 서울 공연 첫날인 지난 10일 무대에서 "왼쪽이 오른쪽을 못한다고 생XX을 하더라. 그러는 지들은 뭐 잘하나?"라고 직격한 것이 대표적 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정국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이후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그의 양비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그는 마지막 무대인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공연에서 오히려 수위를 높여 재반박했다. 다음은 해당 공연에서 나훈아가 남긴 말들을 그의 말투와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 정리했다.
공연 초반 자신은 절대 울지 않겠다고 공언한 나훈아는 국내에서는 '석별의 정'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팬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공연 초반 여섯 곡을 부른 뒤 공연을 찾아준 팬들에게 인사하면서 한 말
"날씨도 추운데 귀하신 시간을 내주신 여러분 정말 고맙고 저는 오늘 잘할 겁니다. 어제 오늘 제가 네 번 공연을 하고 다섯 번째 공연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고 ‘저것도 오래됐는데 저래하고도 오늘 소리가 나올란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제하고 오늘 1부 때까지 목을 풀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오늘 잘해야 되는 이유가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제 마지막 공연에 오셨습니다. 이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스태프들이 양쪽으로 줄을 쫙 서가지고 박수를 치는데 '느그들 이러면 내가 공연을 우째 하노' 하고 뭐라 하긴 했습니다마는 저는 절대 울지 않고 씩씩하게 더 신명나게 잘하겠습니다. 여러분 저는 처음으로 해보는 마지막 공연이라 기분이 어떨지 진짜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지방을 돌고 마지막에 서울로 와서 이 공연을 하는데 제가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마는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 좀 울컥울컥합니다마는 특히 우리 스태프 얘기할 때 제가 울컥울컥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연출을 하다 보니까 제가 무섭게 하거든요. 틀리면 '그러지 말아야지. 우리가 힘들게 잘해야 온 사람들이 꿈을 많이 가지고 간다. 그러니 우리가 힘들게 하자'고 하면서 힘들게 한 그런 것들이 막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그냥 막 울컥울컥합니다."
◆대통령 11번 바뀌는 동안 가수 활동을 해왔다는 말을 전하면서(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한 화면에 띄웠다.)
"어떻게 하면 한 장면으로 제가 오래 한 걸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을 한 게 이겁니다. 제가 대통령보다 절대 낫다는 얘기 아닙니다. 말이 그렇다는 얘기지요. 11명이 바뀔 때 저는 지금 계속하고 있다고 지금 어갓장을 부리는 느낌입니다. 그 긴 세월 동안에 무슨 일이 없었겠습니까? 별의별 일들이 다 많았지요. 거기다가 저는 역대 대통령들하고 좀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러니까 대통령쯤 되면은 '야 오라 해라' 이래 할 수 안 있습니까? '근데 나는 와 부르노' 그냥 그러니까 얘기가 안 되고 그러니까 내가 같잖은지 그냥 취급을 안 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오면서 별이 별 일이 진짜로 많았습니다. 목숨까지 위태로웠을 때도 있었어요. 제가 이걸 다 얘기하면 너무너무 오래 걸리니까…."
◆정치권의 '왼쪽 발언' 비판 관련 재반박
"(은퇴 투어 서울 공연) 첫날부터 제가 뭐라 얘기했지만, 또 시끄럽습니다. 우리끼리 한 얘기를 스파이처럼 기자들이 싹 들어와서 보고… 이거는 밖에 얘기하면 안 되거든요. 우리끼리 하는 얘기니께네. 그런데 저거 입맛에 맞게 막 쓰고 그니까는 맞는 말도 있고 저거 입맛에 맞추다 보니까 틀린 말도 있고 그러고 그 얘기를 했더니만은 또 나를 막 뭐라 해쌌습니다. 야당의 국회의원인지 뭔지 하고 '입 다물고' 그냥 뭐라 하고 그래 싸더라고요. 여러분 제 얘기를 들어보십시오. 여러분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아 그렇습니다. 인정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각이 있고 저는 제 생각이 있으니 '여러분 그 생각 존중합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겠는데, 저것들이 뭐라 하잖든가는. 잘 새겨들어요. 제가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뭐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니는 잘했나' 하고 중요한 것은 '니는 잘했나' 였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래 (오른쪽) 별로 잘한 거 없어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 얘기거든. 이걸 갖고 또 딴지를 걸고 앉아서 여러분 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십시오. 제가 속에 있는 얘기를 안 하고 댕겼습니다마는 제 속에 있는 얘기를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좀 해야겠어요. 국회의원인지 무슨 도지사인지 잘 들어요.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를 잘 들어야 되는데 여러분들 세계적으로 세계 역사를 보면 어느 나라든 정말 많은 나라들이 이유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동서가 갈라진 시절이 있었고, 그 나라의 남과 북이 갈라진 시절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멀리 갈 것도 없어 일본만 해도 그런 동과 서가 나눠진 시대 또 중국도 마찬가지고 소련도 마찬가지고 동남아시아 다 그랬습니다. 필리핀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하나 안 됐습니까 전부 하나입니다. 그런데 참 잘난 우주에서 보면 작은 나라가 반이 잘려 있어요. 이건 그냥 넘어가자 잘려 있으니까. 우짜노 할 수 없지 그런데 그것까지는 좋은데 선거할 때만 보소. 한쪽은 뻘겋고 한쪽은 퍼렇고. 이것들이 XX 짓을 하고 앉아 있는 거지. 여러분 안 그래도 작은 땅에 안 그래도 작은 땅에 이걸 나눠져 경상도가 어쩌니 전라도가 어쩌니 XX들을 하고 앉아 있어요. 여러분 저한테 시간을 주면 제가 우짜노 하모 경상도 출신은 전부 전라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전라도 출신은 전부 경상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차라리 그래라도 해서 동서화합이 돼야지요. 안 그래도 잘려 있는 나라에서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우리 후세들에게 우리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안 됩니다. 저것들 지네나 똑바로 하지 어따 대고 어른이 얘기하는데 XX 하고 앉아 있어. 잘 보십시오. 지금 갈라치기 하고 있는데 함부로 갈라치기는 안 됩니다. 어떻게 됐든 간에 제가 설명까지 안 했습니까. 우리 어머니가 옛날에 어릴 때 형하고 동생하고 싸우면 내하고 싸우면 이리 온나 캐갖고 걷으라 형이고 동생이고 할 것도 없이 둘이 똑같이 팹니다. 우리가 뭘 쥐고 있어야 되느냐 하면 우리 어머니가 옛날에 했듯이 회초리를 딱 숨가놓고 누구를 때릴지 절대 가르쳐주지 마요. 딱 갖고 있다가 요것들 무슨 일이 생길 때 우리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때 바로 그냥 회초리를 꺼내야 돼 그냥 패야합니다."
◆우리나라 국방·경제 문제 언급…언론 비판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터져도 아무 이상이 없을 만큼 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국방적으로 문제가 있는 나라인데 지금 하는 짓들을 보십시오. 우리는 믿고 뽑아주고 믿고 맡겨 놨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면 반은 그거 가지고 찌고 볶고 하더라도 반은 국방에 대해서 걱정해야지요. 지금 장군도 별 단 것들이 줄줄이 잡혀가고 앉아 있는데 어떤 군인은 질질 짜고 앉아서… 이런 것들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런 거는 언론이 생중계해서도 안 됩니다. 나중에 그냥 알려주는 식으로 하면 되지 이걸 좋다고…. 우리 한국의 언론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저끼리 싸움하는 거죠. 대한민국의 크기나 여러 가지로 봐서 언론이 이래 많은 나라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괜히 쓸데없는 지들이죠. 그다음에 지금 경제가 말이 아닙니다. 경제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경고를 합니다. 큰일 났습니다. 여러분이 조심조심 하고 있으면 언론들이 그걸 대서특필을 하고 언론들이 그걸 기획으로 해서 여러분들한테 '지금 경제가 이러니까 우리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는 걸 자꾸 얘기하고 해야 되는데 이것들은 싸움질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이게 되겠냐고 이게.
◆자살률·성형수술률·출산율 문제를 언급한 대목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1등이 세 가지가 있는데 여러분 이거 신경 써야죠. 이걸 신경 써야 합니다. 1등 1번은 자살률이 최고랍니다. 이거 안 됩니다. 언론사에서 이런 걸 다뤄야 합니다. '니는 죽으면 안 된다' '니 목숨 갖고 니 멋대로 하겠지만 절대 이기적으로 니가 죽으면 안 돼.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겠니? 너는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식으로 자꾸 기획해서 뭘 써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이런 걸 만들어야지요. 두 번째 성형수술이 1등이라고 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서 성형한 사람이 많을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성형하는 걸 나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하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해도 돼. 근데 1등은 와 하느냐 이거야. 이건 1등 안 해도 돼. 근데 1등입니다. 그다음에 여러분 잘 들으십시오. 정말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계속 이거 가지고 이벤트를 만들고 막 해야 하는데 안 하니까 외국의 사람들이 걱정해 들어봐. '한국 인구 감소가 유럽 흑사병 때보다 심하다'고 미 칼럼리스트가 경고했습니다. 여러분 한국에서 많이 다루지 않으니까 외국에서 걱정을 합니다. 게다가 출산율 더 떨어졌다는 소식 하나 더 비춰봐요. 얼마 전에 나온 거 '대한민국 3분의 2가 사라질 것' 여러분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아들이 아를 안 놓는다 카 이제 저들한테 말을 안 하니까 제가 작년부터 내라도 걱정해야 되겠다 싶어서 내 내라도 신경 써야 되겠다 하는 겁니다. 오는 분들한테 이걸 내가 얘기를 해야 되겠다 싶어서 혼자 고민을 하고 찾아봤어요. 이거 봐요. 칠십 네 살 먹은 할매가 인도 할매인데 아를 둘이나 낳았다니 쌍둥이. 여러분 다른 사람이 저래 아를 놓을 수 있다는 거는 우리도 놓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짜노. 아들이 아를 안 나으니 할머니인 우리라도 낳아야지. '나는 이제 나이도 많이 먹고 몸도 힘들고 해서 못 놓겠다' 하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청춘을 불러 드리려고 합니다. '청춘을 받으십시오. 청춘을 돌려다오.'"
◆은퇴를 결심한 이유와 과정을 밝힌 대목
"어려웠지만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결심이 저는 제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보셨으면 알지만 제 공연은 힘이 필요합니다. 그냥 노래 가만히 서서 부르고 끝나는 그런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이걸 내려놓는다는 생각을 어제 오늘 한 게 아니고 한 6년 전에 부산에서 공연을 끝나고 나오는데 팬 여러분들이 막 손을 흔들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손을 흔들었죠. 그중에서 머리가 흰 할머니가 손을 흔들길래 아이고 할머니 하면서 내가 손을 흔들었더니, 나보고 오빠라고 하시더라고요. 여러분 그때 저는 할배인 줄 알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안경도 안 쓰고 책을 읽죠, 신문을 보지요. 또 사람들을 만나질 않습니다. 혼자 있다 보니까 이런저런 얘기할 게 없다 보니까 나는 계속 할배가 아닌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 때문에 제가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바람에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 공연을 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모자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그때부터 시작이 됐는데 여러분 보시다시피 아직은 몇 년은 거뜬하게 합니다. 내가 그만두는 게 서운하나? 서운해? 그래서 그만두는 겁니다. 제가 그만두고 돌아가는 나한테 '잘 가라이' 하고 손 흔들면 얼마나 제가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힘이 남아 있을 때 그만 둬야죠. 그리고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게스트를 둬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후배들 한 몇 명 데려다가 노래 시키고 난 앉아서 물 한 잔 마시고 좀 쉬었다가 나오면 편하죠. 그런데 여러분이 누구를 보러 왔습니까? 저를 보러 왔지 않습니까? 여러분 저는 구름 위를 걸어 다녔습니다. 왜냐하면, 스타니까요? 스타니까 구름을 걸어 다녀요. 땅바닥에 안 걸어댕기고 별답게 하늘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를 먹었습니다. 근데 그게 쉬운 것 같아도 참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땅에 걸어댕길 겁니다."
◆마지막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여러분 집에 가시거든 아드님 따님들에게 정말 정말 제가 미안하고 고맙고 애썼다고 꼭 전해주십시오. 저도 안 해본 거 해보고 안 먹어 본 거 먹어 보고 안 가본 데 가보고 할렵니다.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게 장 서는 날 가서 막걸리하고 빈대떡 먹는 거예요. 구름 위에서 살다 보니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마이크는 저의 몸과 같은 제 분신과 같은 마이크입니다. 여러분 이제 저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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