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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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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대형 선박 대신 중·소형 선박을 선택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강도 높은 대중(對中) 규제 조치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탈(脫)중국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율 관세 조치가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선박중개업체 브래마에 따르면, 1만7000TEU(1TEU는 2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를 선적할 수 있는 대형 선박 인도 물량은 2020년 17척에서 올해 6척(예정)으로 급감했다.

반면 1만2000~1만6999 TEU를 선적할 수 있는 중형 선박은 올해 83척이 건조될 예정으로, 이는 2020년보다 약 5배 많은 것이다.

브래마의 컨테이너 시장 분석가인 조너선 로치는 "1만6000TEU를 선적할 수 있는 선박은 여객선 기업들에 인기 있는 주력 선박이 될 것"이라며 대형 선박의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 위협으로 중국이 주도하던 공급망이 붕괴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엔 미국 내 마약 문제 원인을 중국에도 돌리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도 강력한 대중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그 강도가 더욱 세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 업계에선 중국 대신 다른 아시아 국가 항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글로벌 화물 시장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의 수석 분석가 피터 샌드는 "우리는 확실히 제품을 중국에서만 조달하려는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며 공급망이 아시아 내 다른 소규모 제조 허브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규모의 선박은 그것을 채울 화물이 있어야만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중 한 곳의 고위 임원은 제조업이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겨가면서 "두세 개 항구를 가장 큰 선박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로의 통행에 차질이 빚어진 점도 대형 선박의 수요를 줄였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2023년 11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항행하는 선박은 어느 것이든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후티 반군은 홍해상에서 아시아, 유럽, 미국 동부 해안을 오가는 선박의 핵심 동맥인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서방 선박에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초대형 선박은 주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시아-유럽 간 대규모 무역을 하는 데 사용되는데, 해당 운하의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거대 선박의 이점이 사라졌다는 것이 무역 업계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파나마 운하 등 우회 항로를 통과하기 어려운 대형 선박 대신 중·소형 선박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FT는 전했다.

선박 건조 자문 관련 로펌 HFW의 파트너 윌리엄 매클라클런은 "수에즈 운하의 폐쇄는 컨테이너 운송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며 "더 작은 선박은 거시경제적 사건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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