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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의 내로남불을 거둬 들여라[SS취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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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0.12.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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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996585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대한체육회장에게는 왜?’

체육계는 요즘 선거철이다. 대한체육회장에서부터 대한테니스협회장 등 각 종목단체 회장, 그리고 각 종목별 단체 산하의 회장(예, 초-중등-대학연맹회장) 선거가 진행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두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법과 규정 준수, 잣대는 두 개?

더불어민주당 국제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오산, 5선)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사회적 범죄행위자의 체육단체 회장 취임을 막는 일명 ‘최철원 금지법’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맷값 폭행’으로 알려진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것과 관련해 취한 조치다.

현행 법률상 체육단체장의 결격사유나 취임 승인 거부 등에 대한 규정은 체육단체의 자체 규정에 명시돼 있다. 최철원 대표는 규정상 문제가 없기에 선거에 나섰고, 아이스하키인들의 뜻에 따라 당선됐다. 과거 폭력으로 처벌 받은 경력은 있지만 10년 전의 일이다. 최당선자는 스스로도 “과거를 반성하고, 체육인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봉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난을 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체육학자 출신인 안민석의원은 그동안 스포츠계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도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그는 대한체육회장 후보로 나선 장영달(72) 우석대 명예총장을 도왔다.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이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41대 대한체육회 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용일기자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장 명예총장은 2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대법원의 500만원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 피선거권이 없다. 그럼에도 장 명예총장은 이미 두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내달에 있을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꿈을 접었다.

본지는 지난 18일 ‘과거 사전선거운동으로 벌금형 1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이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장 명예총장의 피선거권이 없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기자회견 때 본지의 기사에 대해 ‘음모’라고 했다.

안민석의원은 지금까지 장 명예총장의 자격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를 삼지 않았다. 국회의원 중에는 반사회적 범죄행위인 탈세, 사기, 선거사범, 폭력행위 등의 전과자들이 있다. 그럼에도 전과자들의 국회 진입을 막자는 법안은 없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후보등록 하지도 않고 단일화 논의

후보 등록일은 28일부터 이틀 간이다. 최근 다수의 체육계 인사들이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등록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온다.

게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들이 수근거린다.

“여러 명이 뛰다 보면 지난해 우승자가 이긴다. 한 명 만 나가자”라고 작전을 짜고 있다. 스포츠맨으로서 공정한 경쟁이라는 기본 원리는 무시한 채 서로 눈치보며 편가르기만 하고 있다.

그런데 장 명예총장은 불출마 선언문에서 “적폐 대항 세력과의 폭 넓은 결속 운동을 강화하여 더욱 힘있는 사람에게 깃발을 넘기고 옆에서 돕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대한체육회 적폐 세력에 맞서 끝내 승리를 쟁취할 후보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 냄으로써 현 체육 적폐 청산에 결집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내세운 인물이 이종걸 전 국회의원이다.

안민석의원은 27일 오전 서울시내에서 여러명의 체육계 인사를 불러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의원이 체육계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자유지만,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체육계는 갈 곳 없는 정치인들이 한자리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