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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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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지상파 연말 시상식의 위상이 떨어진 지 오래다. 넷플릭스 등 OTT 등장 후 콘텐츠 경쟁력이 약화, 점점 시청자 외면을 받고 있다. 올해 MBC와 SBS 드라마는 선방했지만, KBS는 처참한 상태다. 3사는 드라마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예능물을 강화, 효율성을 높이려 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몇몇 오래된 예능물로 명맥을 유지, 인기는 예전만 못하고 새로운 스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시상식 때마다 공동 수상을 남발해 기대감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올해 'KBS 연기대상'은 받기 민망한 수준이다. 월화극은 '환상연가'부터 '멱살 한번 잡힙시다' '함부로 대해줘' '완벽한 가족', 방영 중인 '페이스미'까지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대에 그쳤다. 이순재 주연 '개소리'가 4.5%로 최고 기록이다. 주말극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임수향 주연 주말극 '미녀와 순정남'은 겨우 20%를 넘었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소재와 막장 전개로 혹평을 받았다. 김정현 주연 '다리미 패밀리'는 역대 주말극 최저 기록인 14.1%로 시작, 20회까지 10%대에 그쳤다.

오히려 KBS 연기대상은 받을 사람이 없는데, '대체 누구에게 줄까?'라는 궁금증이 크다. 2021년 지현우가 '신사와 아가씨'로 대상을 받았을 때 어리둥절해 한 모습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당시 신사와 아가씨는 시청률 40%를 육박해 대표격으로 줬다고 쳐도, 올해는 성공한 드라마가 전무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시상식에 참석한 연기자들에게 상을 줘 '참가상' '출석상'이라는 웃음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MBC는 상반기 흥행 흐름을 하반기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금토극은 이하늬 주연 '밤에 피는 꽃'을 시작으로 김남주 '원더풀 월드', 이제훈 '수사반장 1958'까지 중박 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나, 김희선 '우리, 집'부터 주춤했다. 변요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을 비롯해 한석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방영 중인 유연석 '지금 거신 전화는'은 화제성이 떨어졌다. 2022년과 지난해 유일한 흥행작인 '빅마우스'·'연인'으로 연기대상을 치룬 것과 비교하면 괄목한 성과지만, 하반기 방송 예정이었던 '정년이'를 tvN에 내주면서 흥행 흐름이 끊겨 아쉬울 터다. 밤에 피는 꽃이 18.4%로 종방, 이하늬가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원더풀 월드도 11.4%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만큼, 김남주와 공동 수상 가능성이 없지 않다. 두 사람의 시상식 참석 여부 등을 통해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SBS는 3사 중 최고 성적을 냈다. 금토극은 김은숙 작가의 '7인의 부활'을 제외하고, 작품 5개가 시청률 10%를 넘었다. 안보현 주연 '재벌X형사'부터 지성 '커넥션', 장나라 '굿파트너', 박신혜 '지옥에서 온 판사'까지 흥행에 성공했다. 방영 중인 김남길 '열혈사제2'는 시즌1보다 코미디를 강화했으나, 억지스러운 웃음을 유발했다. 실망 섞인 반응 속 10~12%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은 '모범택시2' 이제훈이 유력했지만, '악귀' 김태리와 공동 수상해 빛이 바랬다. 올해는 장나라와 박신혜가 대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텐데, '또 공동 수상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 3사 예능은 오래된 프로그램으로 연명하고 있다. KBS 2TV '1박 2일' 시즌4와 '불후의 명곡'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 스타' '복면가왕', SBS '미운 우리 새끼'와 '런닝맨' '동상이몽' 등이 대표적이다. 예능은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지만,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쉽지 않다. MBC가 나 혼자 산다 일등공신인 기안84를 내세운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를 내놓고, SBS가 미운 우리 새끼와 비슷한 콘셉트의 돌싱포맨을 선보이는 등 조금씩 변주를 주는 식이다. 기안84는 2016년부터 8년째 나 혼자 산다를 이끌고 있고, 지난해 태계일주 시즌1~3로 여행 예능 정점을 찍어 연예대상을 안았다. KBS 연예대상은 1박2일 팀이 단체로 받았고, SBS 연예대상은 미운 우리 새끼와 '돌싱포맨'에서 활약한 탁재훈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3사 모두 누가 연예대상을 받을지 점쳐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전엔 국민 MC 유재석과 신동엽, 강호동, 이경규 등이 번갈아 받았으나, 이들의 활약도 주춤하고 있다. 올해 유재석이 새 지상파 예능인 KBS 2TV '싱크로유'·SBS '틈만 나면,'으로 인사했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 1~3%대에 그쳤다.

갈수록 의미없는 상을 마련, 트로피 나눠주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서 골때녀 센추리클럽상·야신상·푸스카스상, 미식랭스타상, 골든솔로상, 에코브리티상, 명예사원상 등은 웃음도 감동도 주지 못했다. 한해 동안 고생한 출연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 그 이상도 이하가 아닌 셈이다. 개그맨 김구라가 2019년 "연예대상도 물갈이 할 때"라며 "지상파 3사 본부장들이 만나서 (시상식을) 통합하고, 돌아가면서 해야 한다. 광고 때문에 이러는 거 안다. 이제 바뀔 때"라고 일침했는데, 몇 년째 회자되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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