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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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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9000명→2만6000명
일본 글로벌 대세 유닛 '요아소비(YOASOBI)'가 지난 1년 간 국내에서 분 J팝 붐의 증거가 됐다. 1년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연 내한공연 관객수가 첫 내한공연 때보다 약 3배가 늘어났다.
요아소비가 작년 12월 16~1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연 첫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3 - 2024 라이브 인 서울'은 이 팀의 첫 해외공연이자, 다시 태동하는 J팝 붐의 열기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요아소비가 지난 7~8일 인천광역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연 두 번째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 초현실 / 조-겐지츠(cho-genjitsu)'에선 J팝 붐의 절정을 봤다. 티켓 예매에서 1분 만에 좌석이 모두 팔려나갔는데 현장 열기는 공연 타이틀 그대로 초현실적이었다.
J팝 공연에 3만명에 근접한 관객수가 몰린 건 2008년 5인조 그룹 '아라시(Arashi)'가 2008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당시 펜싱경기장)에서 4차례 공연해 운집했던 3만명 이래 처음이다.
"어이~ 어이~" 8일 '세븐틴'으로 시작한 요아소비의 내한공연은 거대한 기합과 함께 포문이 열렸다. 남성 관객이 더 많은 콘서트 중 하나로 꼽히는 요아소비의 공연인만큼 소리가 우렁찼다.
지난 1년 간 국내에서 계속 언급된 J팝 붐이 신기루가 아닌 실체라는 걸, 가시적으로 확인하게 했다.
일본 MBS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오프닝곡 '축복(祝福)', 넷플릭스 '장송의 프리렌' 오프닝곡 '용사(勇者)', 후지 테레비 아침 방송 '메자마시 테레비'의 2021년 테마곡 '조금만 더'(もう少しだけ), '비스타즈' 시즌2 오프닝곡 '괴물(怪物)' 등 세트리스트 상당수가 저패니메이션(저팬(Japan)과 애니메이션(Animation))의 삽입곡이었다.
도쿄 MX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Idol)',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블루 피리어드'에서 영감을 얻은 '군청(群青)' 등 막바지 떼창을 부른 화룡점정의 곡들 역시 애니메이션 노래들이었다.
애니메이션 곡들은 요아소비의 위력을 설명하는 열쇳말 중 하나였다. 밝거나 비장하거나 웅장한 각 곡의 분위기는 저마다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속 가상 현실에 생생함을 불어넣어 우리 일상으로 포섭하는 상상력은 공감대를 크게 형성했다.
보컬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이쿠라의 무해한 목소리는 '봄망초(ハルジオン)' '좋아해(好きだ)' '조금만 더(もう少しだけ)' '그 꿈을 덧그리며(あの夢をなぞって)' 같은 부드럽고 밝은 노래도 잘 어울렸지만, '모노톤(モノトーン)' 같은 비장한 노래에선 더 애절했다.
신시사이저를 주로 연주한 프로듀서 아야세는 이번에도 한국어로 적어온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그는 한국은 가장 자주 오는 나라 중에 하나라며 애정을 표했다.
게스트들과 합도 좋았다. 이날은 요아소비와 같은 혼성듀오인 남매듀오 '악뮤'가 등장했다. 악뮤 멤버 이수현이 이쿠라랑 '아마도(たぶん)'를 듀엣했는데 청아한 두 사람의 목소리 합이 좋았다. 악뮤는 대표곡 '다이너소어'에 이어 '러브 리'를 들려줬다. '러브 리' 마지막엔 이쿠라가 등장해 이수현, 이찬혁 세 사람이 같이 율동도 선보이기도 했다. 이찬혁은 요아소비 팬들을 향해 "너무 잘 노셔서 저희 콘서트에서도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멋진 팬들이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엔 그룹 '뉴진스'가 게스트로 나왔다. 요아소비는 지난 6월 뉴진스 일본 도쿄돔 팬미팅 당시 게스트로 나와 힘을 실어준 적이 있다.
지난 내한공연에서 첫 곡이던 '밤을 달리다(夜に駆ける)'는 이번에 앙코르곡이었다. 요아소비 팀명은 '밤놀이' 또는 '밤에 놀러 다님'을 뜻한다. 밤이 주는 서정과 사색의 시간을 유희로 바꿀 줄 아는 이들이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선 '노래 자체'를 '상상력으로 바꾸는 힘'을 보여줬다. 젊음에게 더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긍정을 곳곳에 심어줬다. 이건 패배로 가득한 현실 서사에서 간만에 느끼게 해주는 승리의 서사이기도 하다. 인생은 항상 불행 쪽으로 추가 기우는 듯 하지만, 인생의 작은 유희가 간혹 승리로 이어지고 그래서 우리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요아소비의 상상력 가득한 노래들이 증명해줬고 그것이 어쩌면 초현실이다. 공연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투어 캐릭터는 그런 현실을 지켜주는 존재였다. 이런 서사가 J팝 붐의 이유 중 하나일 듯 싶다. 노래의 영토는 경계가 없고, 이 상상력의 영토는 어떤 정치적 영토보다 넓으니까.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일본 글로벌 대세 유닛 '요아소비(YOASOBI)'가 지난 1년 간 국내에서 분 J팝 붐의 증거가 됐다. 1년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연 내한공연 관객수가 첫 내한공연 때보다 약 3배가 늘어났다.
요아소비가 작년 12월 16~1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연 첫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3 - 2024 라이브 인 서울'은 이 팀의 첫 해외공연이자, 다시 태동하는 J팝 붐의 열기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요아소비가 지난 7~8일 인천광역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연 두 번째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 초현실 / 조-겐지츠(cho-genjitsu)'에선 J팝 붐의 절정을 봤다. 티켓 예매에서 1분 만에 좌석이 모두 팔려나갔는데 현장 열기는 공연 타이틀 그대로 초현실적이었다.
J팝 공연에 3만명에 근접한 관객수가 몰린 건 2008년 5인조 그룹 '아라시(Arashi)'가 2008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당시 펜싱경기장)에서 4차례 공연해 운집했던 3만명 이래 처음이다.
"어이~ 어이~" 8일 '세븐틴'으로 시작한 요아소비의 내한공연은 거대한 기합과 함께 포문이 열렸다. 남성 관객이 더 많은 콘서트 중 하나로 꼽히는 요아소비의 공연인만큼 소리가 우렁찼다.
지난 1년 간 국내에서 계속 언급된 J팝 붐이 신기루가 아닌 실체라는 걸, 가시적으로 확인하게 했다.
일본 MBS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오프닝곡 '축복(祝福)', 넷플릭스 '장송의 프리렌' 오프닝곡 '용사(勇者)', 후지 테레비 아침 방송 '메자마시 테레비'의 2021년 테마곡 '조금만 더'(もう少しだけ), '비스타즈' 시즌2 오프닝곡 '괴물(怪物)' 등 세트리스트 상당수가 저패니메이션(저팬(Japan)과 애니메이션(Animation))의 삽입곡이었다.
도쿄 MX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Idol)',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블루 피리어드'에서 영감을 얻은 '군청(群青)' 등 막바지 떼창을 부른 화룡점정의 곡들 역시 애니메이션 노래들이었다.
애니메이션 곡들은 요아소비의 위력을 설명하는 열쇳말 중 하나였다. 밝거나 비장하거나 웅장한 각 곡의 분위기는 저마다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속 가상 현실에 생생함을 불어넣어 우리 일상으로 포섭하는 상상력은 공감대를 크게 형성했다.
보컬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이쿠라의 무해한 목소리는 '봄망초(ハルジオン)' '좋아해(好きだ)' '조금만 더(もう少しだけ)' '그 꿈을 덧그리며(あの夢をなぞって)' 같은 부드럽고 밝은 노래도 잘 어울렸지만, '모노톤(モノトーン)' 같은 비장한 노래에선 더 애절했다.
신시사이저를 주로 연주한 프로듀서 아야세는 이번에도 한국어로 적어온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그는 한국은 가장 자주 오는 나라 중에 하나라며 애정을 표했다.
게스트들과 합도 좋았다. 이날은 요아소비와 같은 혼성듀오인 남매듀오 '악뮤'가 등장했다. 악뮤 멤버 이수현이 이쿠라랑 '아마도(たぶん)'를 듀엣했는데 청아한 두 사람의 목소리 합이 좋았다. 악뮤는 대표곡 '다이너소어'에 이어 '러브 리'를 들려줬다. '러브 리' 마지막엔 이쿠라가 등장해 이수현, 이찬혁 세 사람이 같이 율동도 선보이기도 했다. 이찬혁은 요아소비 팬들을 향해 "너무 잘 노셔서 저희 콘서트에서도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멋진 팬들이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엔 그룹 '뉴진스'가 게스트로 나왔다. 요아소비는 지난 6월 뉴진스 일본 도쿄돔 팬미팅 당시 게스트로 나와 힘을 실어준 적이 있다.
지난 내한공연에서 첫 곡이던 '밤을 달리다(夜に駆ける)'는 이번에 앙코르곡이었다. 요아소비 팀명은 '밤놀이' 또는 '밤에 놀러 다님'을 뜻한다. 밤이 주는 서정과 사색의 시간을 유희로 바꿀 줄 아는 이들이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선 '노래 자체'를 '상상력으로 바꾸는 힘'을 보여줬다. 젊음에게 더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긍정을 곳곳에 심어줬다. 이건 패배로 가득한 현실 서사에서 간만에 느끼게 해주는 승리의 서사이기도 하다. 인생은 항상 불행 쪽으로 추가 기우는 듯 하지만, 인생의 작은 유희가 간혹 승리로 이어지고 그래서 우리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요아소비의 상상력 가득한 노래들이 증명해줬고 그것이 어쩌면 초현실이다. 공연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투어 캐릭터는 그런 현실을 지켜주는 존재였다. 이런 서사가 J팝 붐의 이유 중 하나일 듯 싶다. 노래의 영토는 경계가 없고, 이 상상력의 영토는 어떤 정치적 영토보다 넓으니까.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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