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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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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 이제 대표 아니니까 희진님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룹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 퇴사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민 전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펼쳐진 '한화손해보험X폴인 토크 콘서트 - 장르가 된 여자들'에서 "소신 있게 사는 게 쉽지 않다. 공격 많이 받는다"며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하이브와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없는 말로 공격 받는데 '이거 거짓말이에요'라고 매번 반박할 수 없다. 결과물과 행동, 진짜 모습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이 잘하는 것에 대해 "큰 그림을 잘 그린다"고 설명했다. "로드맵, 마일스톤, 변곡점 등 중요한 걸 순식간에 그린다. 고민하기 보다 스케치, 크로키하듯 하고 동시에 디테일을 같이 그려 나간다. 방향성을 설정할 때, 크게 비전을 만들 때 간섭 받는 게 싫어 이게(하이브 사태) 일어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 전 대표는 K팝 일을 꼭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고 털어놨다.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생각했고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겼고 완수 하려면 일에 대한 의리가 생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진스의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프로젝트 레이블에 당위성 생겼고, 이 프로젝트를 보여주려는 의리를 지키려다가 분쟁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일을 잘하기 위해서 개선이 필요하고, 해당 시점에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한 뒤 해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한다. 부딪혔을 때 손해를 생각 안 한다. 그래서 많이 고단해진 거"라고 전했다.

하이브로 옮기기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16년 간 일하고 이사 자리까지 오른 민 전 대표는 "대학 동기가 '왜 오래 다녀'라고 물어봤을 때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힘들더라도 고비를 넘기면 인생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배우는 게 분명 있다. 순리의 힘을 믿는다"고도 했다.

하이브와 각종 사안에 대해 고소, 고발전을 주고 받은 만큼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 전 대표는 그 시간이 기다리기 힘들고 시간은 마음과 같이 빨리 흐르지 않는다면서 "이걸 받아들이는 게 수련 같다. 죽도록 괴롭지만 어떻게 이 시간을 인고하고 견뎌내야 하는지 방법론을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본질을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다. '왜 내가 이 싸움을 시작했지' 계속 반추하고 내가 미래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고 했다.

민 전 대표는 또한 이날 뉴진스 도쿄돔 팬미팅 당시 멤버 하니가 선보인 일본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1980·青い珊瑚礁)' 커버 무대 관련 뒷얘기도 전했다.

그녀는 트렌드에서 벗어나 트렌드를 만드는 것에 대한 방법은 자신감과 거기에 대해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밀도 높은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것 자체가 좋은 거라며 기획을 할 때 섬세한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민 전 대표는 "(도쿄돔 팬미팅) 하루 전날 하니가 '푸른 산호초' 리허설을 하는데 (스태프가 처음에 매치한 옷이 맞지 않아) 옷을 다시 구해야 할 거 같았다"면서 "생제임스(세인트제임스) 줄무늬 옷에 흰 스커트가 필요할 거 같다고 디렉션을 줬다. 구두도 핀힐이 아닌 키튼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키튼힐이 없어 빈티숍을 뒤져 투박한 굽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곡 이미지에 맞는 모습을) 아시는 분들은 다 알아보시고 세세한 평가들을 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우면 안 되니까 세세한 것들을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뉴진스가 지난 6월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친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에서 여러 하이라이트가 있었지만, '푸른 산호초'는 가장 크게 주목할 만한 대목 중 하나였다.

베트남·호주 이중국적을 지닌 채 한국을 기반으로 삼는 K팝 아이돌이 1980년대 일본 대표 아이돌의 메가 히트곡을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며 부르는 장면은 특별한 정경이었다. 하니가 첫 날 공연에서 입은 세인트제임스 풍 줄무늬 티셔츠도 화제였다. 민 전 대표는 이 곡도 선곡했다.

한편 뉴진스 다섯 멤버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해지를 선언했다. 같은 달 29일부터 독자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그간 가요계에서 전례가 없던 방법으로, 이는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가처분소송을 하면 결론이 날 때까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어도어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어도어는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미 투자금을 초과하는 이익을 어도어와 하이브에 돌려줬다면서 거듭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반면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연예 매니지먼트는 뉴진스 멤버들의 행보에 대해 음악 산업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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