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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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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우리나라가 인구감소와 저성장 등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간 신뢰 회복을 통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모였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노사정 대표자들과 함께 '전환기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해법, 그리고 사회적 대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 사회가 맞은 저성장, 인구감소, 기후위기, 산업전환 등 복합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복합위기시대의 노동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성 부원장은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임금체계 등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유연한 형태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을 마련하고, 고용안전망을 재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맞게 임금구조 개편 등 노동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중소기업 일자리가 총 253만개 늘어난 반면, 대기업 일자리는 29만개 증가에 그쳤다.

특히 일자리가 상향이동되는 경우가 적었다. 청년층(25세~34세) 비정규직 근로자 3명 중 1명 정도만 3년 후 정규직 근로자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사업체에서 정규직 전환되는 비율은 2010년대 초에는 10%였지만 최근 5% 이하로 하락했다.

또 청년층 근로자가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로 이동하는 비율도 줄었다.

박 교수는 "사업체 규모 간, 고용형태 간 격차는 큰데 좋은 일자리는 찾기 어렵고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청년들의 구직 의욕이 저하되고 있다"며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권리가 보호되는 노동시장이 되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근로자나 취업희망자가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임금정보를 공개하고, 직무급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에 당면한 과제들을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다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사실상 사회적 대화 참여를 잠정 중단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의 개입을 지양하고 노사중심성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정문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원장도 "한국의 사회적 대화는 짧은 역사와 파편화된 노사관계 속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냈음에도 여전히 미성숙하다"며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편향된 이념으로 투영하려는 인사들로 인해 현 정부 집권 이후 경사노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떠한 외부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하고 독립적인 권한과 기능을 갖춘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업종, 지역, 계층 등 사회적 대화의 장이자 허브로서의 역할과 정부 내 다양한 사회적 대화 논의체들과 연계하는 플랫폼의 기능이 가능하도록 구축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헌법기구로서의 위상과 역할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대부분 노동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제가 선정되고 합의 결과도 노동계 요구사항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익위원의 조정자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사노위가 자체적으로 고용·노동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시장 현안 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0.0%였다. 대체로 필요하다는 응답도 17.0%였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에 따른 미래 노동시장 대응 전략, 인구구조변화에 따른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 원·하청 및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 등을 우선순위 논의과제로 뽑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다. 이번 토론회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지난 1월 열린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이어 2달 만에 노사정이 모두 참석한 행사였다.

경사노위는 이날 토론회를 계기로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노총은 이날 입장을 통해 "토론회에는 참석하지만 이것이 경사노위 회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우리 노동시장은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양극화와 산업전환의 충격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청년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장년은 원하는 만큼 일하기 어려우며 기업은 경쟁력 약화를 넘어 생존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 때마다 모두 힘을 합쳐 극복해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노사는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하면서 지혜를 모으고, 정부는 노동시장의 창의적 해법을 찾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도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디지털화에 따른 급격한 산업구조와 근로환경 등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변화와 도전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며 "합리적 노사관계 정착, 불합리한 노사관계 법제도 개선, 고령자 인력활용 방안 마련 등을 위해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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