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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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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가수로서 25년 동안 활동한 것이 대단해서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남겨드리고 싶었어요. 이렇게 함께 봐주고 계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저한테 뭉클하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가수 김범수는 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 언론 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데뷔 25주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제작한 이주현·고은경 감독도 참석했다.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은 김범수의 첫번째 공연 실황 영화다.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광주, 대구, 호주, 캐나다 등 12개 도시에서 열린 데뷔 25주년 기념 투어 콘서트 '여행, 디 오리지널'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XR(확장 현실) 기법을 접목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날 김범수는 "어쩌다 보니 배우가 된 가수 김범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개인적으로 제 작품이 영상이든 응원이든 모니터 하는 것을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제 얼굴이 집채만한 데 스크린으로 마주보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렵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니 나중에는 제 얼굴 보다 사연자들의 이야기가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며 "제가 1시간 30분 동안 중간에 뛰쳐나가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분들의 사연과 제 노래가 켜켜이 쌓이면서 만들어 낸 흔적들, 그리고 그 분들의 사연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생각 때문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영화는 '노래가 있어 내가 있었고, 팬들이 있어 25년을 노래할 수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가수를 시작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무대에서 쏟아낸 열정, 급성 후두염으로 슬럼프를 겪었던 아픔 등을 총 6개의 챕터에 밀도 있게 담았다. 자신의 노래와 어울리는 감정 연기를 펼치는 김범수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그는 "황정민 배우의 '제작진이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인데'라는 수상소감을 뼈저리게 느끼진 못했다"며 "제가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풍부하게 감정연기를 한 것처럼 잘 촬영해 주시고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민망했지만 결과는 잘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제가 모니터 하는 걸 부끄러워하는 이유가 제 자신에게 조금 박하다.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는 일이 많이 없었다"며 "오늘만큼은 자신 있게 25년 동안 잘 살아왔고 좋은 결과물 가지고 인사드릴 수 있게 된 걸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영화에는 김범수의 명곡과 함께 팬들의 내레이션도 등장한다. 특히 배우 이병헌이 특별 내레이션으로 출연해 암과 싸우고 있는 한 팬의 사연을 소개한다. 김범수는 이병헌의 출연 계기에 대해 "예전에 병헌이 형이 결혼식을 하실 때 제가 축가도 해드리고 소속사 대표님 축가도 해드리고 해서 상부상조 품앗이로 나와주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꼭 줬으니까 받아야 한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오랜 시간 잊고 있다가 안부도 전할 겸 해당 사연이 굉장히 오래된 제 팬의 사연이라 특별했기 때문에 그 사연 만큼은 정말 깊이 있는 목소리로 들려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씀을 드렸다"라며 "정말 값진 장면이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영화는 김범수의 공연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XR 기법을 도입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볼거리를 더했다. 고은경 감독은 "노래와 사운드로 완성돼 있는 콘서트다. 확장 현실을 써서 기술적인 걸 넣는다면 몰입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 그걸 방해하지 않고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주현 감독은 "김범수님은 중력이 가장 강한 가수라고 생각하는데, 공간의 분위기라든지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며 "노래에 가장 집중되고 무대에 집중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범수님과 진정성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5년간 함께해온 에피소드를 만들고, 공연까지 더한 연출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25년의 음악 여정을 담은 영화가 팬들에겐 어떤 의미가 될까. 김범수는 "팬들에게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전에 팬들에게 느꼈던 감사함과 지금의 감사함은 전혀 다른 형태의 고마움이고 감사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미사여구로 표현할 수 있는 감사함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갚아나가야 할 그런 고마움이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제 마음 속에서 아무리 다 표현하고 싶어도 그런 고마움이고 감사함이라고 생각해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은 오는 11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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