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MLB 데뷔 꿈 안고 출국…"미국야구 빨리 겪어보고 싶다"

[인천공항=뉴시스]이주영 수습 기자 =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앞둔 김혜성(26·LA 다저스)이 부푼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김혜성은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TV로 봐왔고 코리안리거 분들도 많이 뛰었던 LA 다저스에서 뛰게 돼 영광"이라며 "데뷔하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김혜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이 끝나기 직전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8400만원)에 계약했다.

그는 "당시에 잠이 잘 안 왔다"며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좋은 추억인 것 같다"고 전했다.

LA 다저스는 포스팅을 신청한 김혜성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준 팀이었다. 그는 "가장 먼저 연락해 준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우승 팀에서 데뷔한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 먼저 입성한 김하성, 이정후 선수와 연락한 내용도 밝혔다. 김혜성은 "타격 관련해서는 선수마다 메커니즘이 다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아무 조언도 안 해줬다"며 "둘 다 하는 말은 '그냥 가서 겪어봐라'여서, 빨리 겪어보고 싶다"는 투지를 불태웠다.

다저스 선수들과의 포지션 경쟁에 대해서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야구 선수로서 어느 포지션으로 가든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팀에서 맡겨주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가 아닌 팀에 갔어도 경쟁은 해야하기 때문에, 다저스에서 좋은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고 싶다고 판단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동료가 된 오타니 선수와의 교감도 전했다. 김혜성은 "같은 소속사다 보니 같은 시설에서 운동을 하게 됐는데, 서로 인사하면서 응원 몇 마디를 받았다"면서 "항상 한국어로 인사를 해주셨는데, 저도 분발해서 일본어를 따로 공부했다. 그래서 함께 대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시애틀을 경유해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리는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혜성과의 일문일답

-등번호는 마음에 드는지.
"아쉽게 3번이 없어서 남은 한 자릿수 번호 중에서 뭐가 괜찮을까 하다가 6번 남아 있길래 결정했다. 내가 알기로는 트레이 터너 선수가 6번을 달았었는데, 좋아하는 선수기 때문에 저도 6번을 달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 이적 시장 상황이 많이 변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이 있는지.
"느끼는 점이나 달라진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도전하는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에 트레이드 되든 안 되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할 것 같다."

-30일 협상을 거의 채우고 마지막에 선택했는데,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당시에 잠이 잘 안 왔어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렇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좋은 추억인 것 같다."

-다저스라는 구단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지.
"명문 구단이다. 코리아리거 분들도 많이 뛰어서 저도 어릴 때부터 TV로 많이 봐왔던 팀이고, 지난해 우승 팀이기 때문에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팀에서 데뷔한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다. 다저스에서 뛰게 되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다저스가 영입 의사를 보였을 때 어땠는지.
"너무 좋았다. 사실 포스팅 신청하고 가장 먼저 연락 준 팀이 다저스였다. 그 점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타니는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같은 소속사다 보니까 같은 시설에서 운동을 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인사하고 대화 나누면서 응원 몇 마디 받았다. 항상 한국어로 인사를 해주셨는데, 저도 분발해서 일본어를 따로 공부했다. 그래서 함께 대화할 수 있었다."

-이정후가 '맨유의 박지성'이라는 칭찬을 했는데, 화답을 해준다면.
"한 3초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워낙 대단한 분과 비유해 주셔서 고마웠다. (화답을 해준다면) 정후는 이유가 필요 없는 슈퍼스타이다. 작년에 아쉬운 부상 있었지만 올해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계약 과정에서 이정후에게 어떤 조언을 들었는지.
"정후가 메이저리그에 1년 먼저 가서 선수층이나 생활적인 면에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을 질문했다. 정후도 잘 알려줘서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정후가 타격 관련해서 전해준 얘기는 없는지.
"하성이 형도 그렇고 정후도 그렇고 타격 관련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 해줬다. 선수마다 타격 메커니즘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둘 다 하는 말은 '그냥 가서 겪어봐라'였다. 빨리 잘 겪어보고 싶다."

-빅리그 올라오게 된다면 이정후가 속한 샌프란시스코와도 경기를 해야 하는데, 상대 팀에서 만나면 어떨 것 같은지.
"만나면 재밌지 않을까. 타석에 정후가 있을 때는 항상 청백전밖에 없었는데, 만약 상대 팀 타석에 정후가 있다면 정후 타구도 다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혜성을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아직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인생을 살면서 만족하지 않고 항상 높은 목표를 가지고 살다 보니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모든 게 처음인 상황인데, 마음가짐은 어떤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처음 프로에 입단했던 느낌 그대로 최대한 성실하게 하려고 한다."

-내야 포지션 소화 경험도 많지만 외야 경험이 있었다는 것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무래도 중견수 등을 적극적으로 쓰는 팀이기도 한데 준비는 돼 있는지.
"포지션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야구 선수로서 어딜 나가든 소화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 팀에서 맡겨주는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다저스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계약할 때 포지션 경쟁에 대해 고민했을 것 같다.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을 갔다고 해서 경쟁을 안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딜 가든 경쟁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저스에서 좋은 경쟁을 해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빅리거가 되기 위해 무엇이 제일 필요한지.
"그냥 야구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보다 더, 작년의 나보다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

-수비와 주루 툴이 좋다고 평가받았는데 작년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파워 툴도 어느 정도 증명됐다. 미국에서는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장점을 살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도전하는 자리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내세워 매력 어필을 해야 하지 않을까."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입단식 같은 일정보다는 훈련하고 연습하는 것, 운동선수로서 몸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운동하러 일찍 넘어갈 것 같다."

-메이저리거 김혜성의 첫 번째 목표와 마지막 목표는 무엇인가.
"첫 번째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서 데뷔하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안 정했다. 차차 정하지 않을까 싶다."

-키움 동료들 있는 캠프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시간이 된다면 무조건 가야 하지 않을까. 보고 싶은 사람도 많다."

-키움 동료들에게 받은 응원 중 기억나는 게 있다면.
"모두가 다 축하해줘서 정말 감사드린다. 올해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저도 모든 선수를 응원하기 때문에 키움 히어로즈도 올해 우승했으면 좋겠다."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한다면.
"2017년부터 히어로즈라는 팀에서 뛰었는데, 그때부터 2024년까지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제가 조금씩 성장해서 이렇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됐다. 히어로즈는 아니지만 미국 가서도 응원해 주시면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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